"방탄 캐딜락, 벤츠, BMW"…북미정상 '발' 역할할 차량 면면은
전문가 "전용차는 위신과 관련"…트럼프, '캐딜락 원' 공수
"北도 전용차 가져올 가능성 커"…싱가포르 제공차량 쓸 수도
(싱가포르=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세기의 담판'으로 기록될 6·12 북미정상회담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싱가포르 현지에서 양국 정상의 '발' 역할을 할 차들의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육중한 외관 탓에 '비스트'(Beast·야수)란 별명이 붙은 대통령 전용 리무진 차량 '캐딜락 원'을 공수해 사용할 전망이다.
전장 5.5m, 무게 9t의 이 차량은 미 대통령의 안전을 책임지는 최첨단 기능을 갖춰 '움직이는 백악관'으로도 불린다. 제너럴모터스(GM)가 제작한 이 차량의 가격은 대당 150만달러(약 16억원)로 추정된다.
13㎝ 두께의 방탄유리는 웬만한 총격을 쉽게 견디며, 급조폭발물(IED)과 화학무기 등을 이용한 공격에도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운전석 쪽 창문 외엔 열리지 않으며 그나마도 8㎝ 이상 열 수 없다. 차문에는 열쇠구멍이 없으며 어떻게 문을 여는지는 백악관 경호원들만 알고 있다.
최대 시속은 경호상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펑크가 나도 달릴 수 있는 특수 타이어와 야간투시 카메라, 최루탄 발사기, 소방장치, 내부산소공급장치, 대통령의 부상 가능성을 고려한 수혈용 혈액, 산탄총 등이 탑재 혹은 적재돼 있다.
현지 유력지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전례에 비춰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이동 행렬은 캐딜락 원을 비롯한 50대 내외의 차량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7일 전했다.
여기에는 원격 무선폭파 시도를 무력화할 전파교란 장치를 탑재한 차량과 구급차, 경호원들을 태운 방탄차량 등이 포함된다.
대통령을 태우지 않은 '미끼' 역할의 캐딜락 원도 함께 이동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캐딜락 원 차량은 이와 대비해 '역마차'(Stagecoach)로 불린다.
이 차들은 대부분 장거리 전략수송기 C-17 글로브마스터Ⅲ에 실려 싱가포르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차량 행렬 역시 이에 못지 않은 경호 조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이 탈 차량으로는 지난 3월 북중정상회담과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사용했던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가 우선 거론된다.
대당 가격이 10억원대로 알려진 이 차량은 방탄·방폭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화염방사기 등에도 버틸 수 있도록 특수 방화 처리도 돼 있고, 내부산소공급장치와 소방장치 등이 탑재됐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의 숀 호 연구원은 "전용차는 위신과 연관돼 있고, 익숙하고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전용차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싱가포르 정부가 제공하는 차량을 대신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최근 방탄·방폭이 가능한 검은색 BMW 760Li 모델 차량 4대를 도로교통법 적용 예외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차들은 속도 제한은 물론 교통 신호 준수, 좌석 벨트 착용 등 일반적인 교통 법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해당 차량은 6㎝ 두께의 방탄유리와 야간투시 카메라, 비상용 산소공급기 등을 갖췄으며, 유사시 장애물이나 인파를 뚫고 나갈 수 있도록 에어백이 달려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원들과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의 경호원들도 권총 등 화기를 휴대할 것으로 보인다.
호 연구원은 "미국 경호팀이 무장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기 힘든 만큼 북한 역시 무기 휴대가 허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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