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내무, 연일 강경 난민 발언…"송환 예정 난민, 외출 금지"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불법 난민 전면 추방 등 강경 난민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 세력이 된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45) 대표가 내무장관 겸 부총리로 취임한 이후 연일 난민 관련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살비니 장관은 6일 "본국으로 송환이 예정된 난민들이 시내를 배회하지 못하도록 난민들의 난민센터 외출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난민들이 오전 8시에 난민센터를 떠나서 밤 10시에 다시 돌아오는 것을 허용해 낮 동안 시내에서 문제를 일으키게 방치하는 현 상황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행 난민센터는 난민들에게 통금 시간까지 돌아오는 것을 조건으로 외출을 허용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계획에 난민센터를 수용하고 있는 지역 정부가 반발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동맹 소속의 주지사들과 이미 이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곧 난민 외출 금지 조치를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살비니 장관은 취임 이틀 뒤인 이달 3일 북아프리카 난민들이 이탈리아로 들어오는 주된 관문인 시칠리아 섬을 방문했을 때도 "이탈리아는 유럽의 난민 캠프가 될 수 없다"고 강경 난민 발언의 포문을 연 바 있다.
그는 "불법 난민에게 좋은 시절은 끝났다"며 "짐을 쌀 준비를 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난민들의 주된 출발지인 북아프리카 튀니지를 가리키며 "이탈리아에 재소자들을 수출하고 있다"고 말해 튀니지와 외교 갈등을 불러오기도 했다.
튀니지 외무부는 살비니 장관의 이 같은 발언 직후 주튀니지 이탈리아 대사를 소환해 "살비니의 말은 불법 난민에 맞서기 위한 양국의 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현했다.
살비니 장관은 가나계 이탈리아 축구 스타인 마리오 발로텔리와 이민 정책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며 또 한 차례 언론에 오르내렸다.
가나 이민자 슬하에서 태어난 발로텔리는 지난 5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에서 나고 자란 내가 18세가 될 때까지 이탈리아인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고 말하며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이민자와 난민 자녀들에게 출생 즉시 시민권을 주는 '유스 솔리' 법안의 채택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현행 이탈리아법은 외국인 자녀의 경우 18세가 된 시점에서야 이탈리아 국적을 얻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살비니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마리오, '유스 솔리'는 나뿐 아니라 이탈리아인들에게 우선순위가 아니다. 공을 차면서 재미를 찾아라"고 비꼬는 글을 남겼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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