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오는 북미 정상 전용기 의전·경호는 어떻게?
美 '디코이 에어포스원' 활용할 듯…北, 전용기와 화물기 이용 가능
착륙 예정지 급거 변경 가능성도…공군기지·공항에 저격수 배치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역사적인 6.12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의 윤곽이 드러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 의전과 경호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방문 때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 기종을 개조한 전용기 '참매 1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 포스 원'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은 과거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 당시와 마찬가지로 실제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는 또 다른 전용기인 '디코이'(decoy)도 투입할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전망이다.
2003년과 2006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 2009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싱가포르를 방문할 당시 실제로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와 '디코이' 등 2대가 동시에 움직였다.
또 북한도 참매 1호 이외에 화물기를 추가로 투입할 수 있다. 지난달 김 위원장의 중국 다롄(大連) 방문 당시에도 전용기와 함께 필요한 물자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화물기가 목격됐다.
양국 정상의 전용기가 어디에 내릴지도 관심사다.
두 정상의 전용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곳은 싱가포르 공군의 파야 레바 기지와 민간시설인 창이 공항 등 2곳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보안과 경호상 민간 공항보다는 파야 레바 공군기지가 적격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나트남 국제연구소의 빌비어 싱 부선임연구원은 5일 현지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에 "우리는 보안 문제에 편집증적으로 집착하는 두 국가의 지도자를 응대한다. 싱가포르가 회담 장소로 결정된 이유도 101%의 안전을 보장하기 때문"이라며 두 정상의 전용기가 파야 레바 공군기지를 이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지 보안 컨설팅 업체인 세큐라 그룹의 운영 담당자인 옹 콕 렁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 관리들과 보안 인력 등 자체 수행단과 보안용 장비를 대동한다. 따라서 실용적인 공군기지 이용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의 전용기가 공군기지를 통해 싱가포르에 들어온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가운데 하나인 창이 공항의 민항기 운항을 일시 폐쇄하는 등의 불편을 덜 수도 있다.
아뎀코 시큐리티 그룹의 토비 고 이사도 "창이 공항이 아닌 파야 레바 공군기지를 이용하는 것이 전용기 이착륙에 따른 문제점과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며 "공항을 이용하면 많은 사람이 제한구역에 머물러야 하며 검문검색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2009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 당시에는 불과 45분 전에 착륙 장소가 창이 공항에서 공군기지로 바뀐 적이 있다. 이번에도 사전에 전용기 착륙 일정이 알려지겠지만, 막판에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YNAPHOTO path='AKR20180605056300076_03_i.jpg' id='AKR20180605056300076_0301' title='2009년 오마바 대통령을 태우고 파야레바에 착륙한 에어포스원[epa=연합뉴스 자료] ' caption=''/>
또 싱가포르 당국은 제3국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양국 정상이 최대한 동등하게 보이도록 의전과 경호 계획을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가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비해 낡고 작은 기종인 만큼 두 정상의 싱가포르 도착장면 촬영 허용 여부에도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미국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 시에는 파야 레바 공군기지는 물론 창이 공항의 주요 포스트에 저격수들이 배치됐는데, 이번에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경호 인력 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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