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군사훈련 도중 F-16 전투기 추락…조종사 실종
中 군사위협 늘며 대만 훈련 상시화하자 사고 빈발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대만 공군의 F-16 전투기가 4일 중국군에 맞서 대항훈련을 하던 도중 추락해 조종사 한명이 실종됐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군사훈련에 참가하고 있던 F-16 전투기가 이날 오후 1시43분(현지시간) 대만 북부의 신베이(新北)시 우펀산(五分山) 일대 상공에서 갑자기 신호가 끊기며 실종됐다.
이후 일부 기체 잔해가 산악지대에서 발견됐으며 조종사인 우옌팅(吳彦霆) 소교(少校·소령)가 착용한 것으로 보이는 군복 견장과 시신 일부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군은 이날부터 5일간 중국군의 무력침공을 가정해 격퇴 능력과 방어 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한광(漢光) 실탄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
추락한 전투기는 동부 화롄(花蓮) 공군기지에서 발진해 대만 북부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중 출격 34분만에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대만 공군에서 바로 직전 발생했던 F-16 추락사고도 우 소교가 겪었다. 5년전 우 소교가 몰던 F-16기는 요격 훈련 도중 엔진 고장으로 추락했는데 당시 우 소교는 가슴 타박상과 머리 찰과상만 입은채 비상탈출에 성공했었다.
하지만 이번 추락에서 우 소교가 비상탈출을 시도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우 소교는 2009년 대만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총 1천39 비행시간의 기록을 갖고 있는 베테랑이다.
F-16은 대만 공군의 주력 전투기중 하나로 모두 140여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기령이 오래돼 기체 개량, 교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대만군은 지난해 11월에도 야간 비행훈련 중이던 미라지 200 전투기의 실종 사고를 겪은 바 있다. 실종된 기체와 조종사는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출범한 이래 양안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들면서 중국군은 민진당 정부와 대만독립파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폭격기 위협비행, 항모전단 순항 등을 통해 대만에 대한 군사위협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맞서 대만군의 대비 훈련이 상시화된 반면 장비 노후화에 따른 교체가 원활하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7일에는 공수부대원 한명이 타이중(台中) 일대에서 낙하훈련을 하던 중 낙하산이 완전히 펴지지 않은 채 400m 상공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기도 했다.
이날 사고 발생 당시 옌더파(嚴德發) 국방부장(장관)과 리시밍(李喜明) 참모총장이 각각 연합작전지휘센터와 공군작전지휘센터를 훈련 상황을 감독하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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