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장기침체에 '유흥 1번지' 떠나 자구책 모색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국내 1위 위스키 업체 디아지오코리아가 다음 달 2일 강남을 떠나 여의도로 서울사무소를 이전한다.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장기 침체에 국내 위스키 3사의 강남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는 다음 달 2일 서울사무소를 기존의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여의도 IFC로 옮기기로 하고 사무실 이전을 준비 중이다. 디아지오코리아의 본사는 법적으로 경기도 이천에 있으나 실질적으로 강남파이낸스센터 내 서울사무소가 본사 역할을 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서울사무소를 이전하는 것은 2003년 강남파이낸스센터 입주 이후 15년 만이다.
새 사무실에는 정해진 좌석 대신 누구나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는 자유석 개념의 '핫 데스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운영하던 회원제 플래그십 매장 '조니워커 하우스 서울'도 이달을 마지막으로 개점 5년 만에 문을 닫는다.
디아지오코리아를 마지막으로 강남에는 국내 위스키 3사 중 한 곳도 본사가 남지 않게 됐다.
이로써 위스키 업체들이 '유흥 1번지'인 강남 지역에 본사를 두는 일종의 분물율이자 업계의 전통도 사라지게 됐다.
앞서는 지난해 7월 페르노리카코리아가 강남구 서초동에서 중구 서울역 인근 서울스퀘어로 본사를 이전한 바 있다.
부산에서 창립된 골든블루는 여전히 본사가 부산에 있으며 서울사무소만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해 있다.
업계에서는 위스키 시장의 오래된 침체를 이기기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국제 주류 연구기관인 IWSR에 따르면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2008년 286만 상자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158만 상자로 9년 만에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직접적으로는 강남의 높은 임대료 부담도 이번 이전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강남파이낸스센터와의 사무실 계약이 내년 4월까지로 10개월 가량 남았음에도 조기 이전을 결정한 것도 2배 상당으로 알려진 임대료 차이가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니워커 하우스 서울' 역시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포함한 운영비가 연간 1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트렌드 변화에 맞춰 스마트한 업무 환경을 구현하고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무실 이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니워커 하우스 서울' 폐쇄에 대해서는 "조니워커 브랜드의 대중화를 위한 글로벌 마케팅 전략 변경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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