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남자' 조 헤이긴…CNN "의전·경호 디테일 확정"
북측과 싱가포르서 4차례 만나 김정은 수송·경호 방안 결정
"헤이긴 협상결과에 확신한 트럼프…12일 정상회담 공표"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선언한 것은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이끈 의전 및 경호 협상의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신을 심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CNN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고위관리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관리는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면담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12일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공표한 것은 싱가포르에서 한주에 걸친 헤이긴의 대북 협상 덕분이라고 전했다.
한 백악관 고위관리도 헤이긴이 1일 오전까지 북한 측 협상팀과 4차례 회동하고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세부사항을 대부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확정된 세부사항에는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이 묵는 호텔 방에 들어갈 보안요원의 수와 노후화한 김 위원장의 옛 소련제 전용기의 비행 및 연료확보 방안, 기자회견 방식 등이 두루 포함됐다고 CNN은 덧붙였다.
CNN은 '트럼프의 남자'인 헤이긴 부비서실장이 지난달 초 북한에 억류돼있던 미국인 3명을 데리고 나왔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2번째 방북 준비에도 관여한 인물이라며 "몇 주 만에 북한 독재자와의 정상회담을 대충 꿰맞출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헤이긴"이라고 전직 동료들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면서 헤이긴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라크전쟁 초반에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은 상황실로 랠프 배셤 비밀경호국(SS) 국장과 헤이긴 부비서실장을 불렀다. 부시는 파견 장병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추수감사절 바그다드 깜짝 방문을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안전 문제를 우려한 배셤은 "나쁜 생각"이라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반면 헤이긴은 "대통령은 바그다드에 갈 것이다. 우리는 그와 함께 가든가, 아니면 다녀온 뒤에나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시의 이라크 방문을 밀어붙였고 부시는 결국 헤이긴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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