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테메르 퇴임 앞두고 정치적 고립…대선서도 변수 안될 듯
집권여당 대선주자도 테메르와 '거리 두기' 움직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한 자릿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는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교통·물류 대란까지 거치면서 급속도로 좁아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정치 전문가들은 테메르 대통령이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 속에 트럭운전사 파업으로 경제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국정 수행이 어려운 처지로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 붕괴로 올해 말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테메르 대통령이 오는 10월 대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파울루 주에 있는 우니캄피(Unicamp) 대학의 마르쿠스 노브리 교수(정치학)는 "테메르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무사히 채우려면 대선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노브리 교수는 1989년 대선 당시 주제 사르네이 전 대통령이 저조한 지지율에 손발이 묶여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테메르 대통령도 올해 대선 결과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집권여당 브라질민주운동(MDB)의 대선주자인 엔히키 메이렐리스 전 재무장관도 테메르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이렐리스 전 장관은 "테메르 정부의 대선후보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자신이 민간·공공 부문에서 쌓아온 경력과 활동을 바탕으로 대선후보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여론의 외면을 받는 테메르 대통령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로 취임 2년을 넘겼으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꽁꽁 묶인 상태다.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4.3%, 부정적 71.2%, 보통 21.8%, 무응답 2.7%로 나왔다. 1980년대 중반 민주화 이후에 등장한 역대 정부 가운데 최악의 국정 지지율이다.
테메르는 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 2016년 좌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으며 같은 해 5월 12일 우파 정부를 출범시켰다. 8월에 연방상원이 호세프 탄핵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고 나서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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