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북방 TF 구성…"북·중·러 아우르는 협력사업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롯데가 대북 사업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나섰다.
롯데는 그룹 내에 '북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북한을 비롯해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 3성까지 아우르는 북방 지역 연구와 협력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북방 TF는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 오성엽 부사장(TF 단장)과 롯데지주 CSV(공유가치창출)팀·전략기획팀 임원, 식품·호텔·유통·화학 사업부문(BU) 임원, 롯데 미래전략연구소장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북방 TF는 북방 지역에 진출한 식품·관광 계열사들을 활용해 해당 지역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을 비롯한 북방 지역에 문화·경제적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롯데는 롯데글로벌로지스(옛 현대로지스틱스)가 금강산 특구, 개성공단에 자재 운송 경험이 있는 만큼 향후 물류 분야에서도 경제협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롯데는 러시아 극동 지역과 중국 동북부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호텔과 연해주 지역 영농법인 및 토지경작권을 인수했다. 중국 동북 3성 지역에 있는 선양에서는 테마파크를 비롯한 대규모 주거·쇼핑·관광단지인 '선양 롯데월드'를 건설 중이다.
롯데는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남북 간 철도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된다면 러시아 극동지역 호텔과 농장, 중국의 선양 롯데월드를 통해 북한의 관광사업을 활성화하고 영농사업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롯데는 이와 함께 북한의 정치, 경제, 문화 현황과 경제협력 방안을 연구·조사하기 위한 북한연구회 2기를 이달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롯데의 북한연구회 1기는 2015년 16개 계열사의 신사업 전문가 20여 명이 모여 6개월간 운영됐다.
롯데는 그룹의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정부와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 연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롯데의 대북 사업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롯데는 1995년 그룹 내에 북방사업추진본부를 설립하고 북한과의 경제협력 방안을 검토했다. 그 결과 1997년 북한의 무역회사인 조선봉화사와 함께 초코파이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는 1998년 정부로부터 남북협력사업자로 승인받고 평양 인근에 초코파이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지만, 당시 정치·경제적 여건이 성숙하지 않아 해당 사업을 중단해야 했다.
롯데는 2002년부터 2014년까지 개성공단에 초코파이, 칠성사이다 등의 제품을 공급했다.
롯데지주 오성엽 부사장은 "우선 인도적 차원의 지원과 사회·문화적 교류활동을 확대해 북방 지역과의 관계 강화에 힘쓸 것"이라며 "그룹의 역량을 모아 정부의 북방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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