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를 가다] 접경지서 진보 군수 나오나…강원 양구 4인 각축전
12년 만에 다자구도…'군인·주민 상생' 한목소리 표심 잡기 총력
(양구=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강원 양구군은 민선 실시 이후 진보성향 후보들의 수차례 도전에도 흔들림 없었던 보수 아성이다.
접경지역 특성상 역대 지방선거에서 진보 후보가 단 한 번도 당선되지 못했다.
하지만 남북관계 훈풍이 불면서 보수 텃밭 지키기가 도전을 받고 있다.
양구군수 선거전은 전창범 현 군수가 3선 임기를 마치게 돼 무주공산이 되자 더불어민주당 조인묵(59), 자유한국당 윤태용(62), 바른미래당 김성순(62), 무소속 김상돈(57) 등 4명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때 예비후보자가 13명에 이르는 등 후보 난립 양상을 보였다가 압축된 4명 모두 정치 신인으로 포진해 양보 없는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다.
양구군수 선거가 다자구도로 치러지는 것은 2006년 제4회 지방선거(5명) 이후 12년 만이다.
현재까지 조인묵, 윤태용 후보가 일찌감치 양강체제를 갖춘 모양새다.
여기에 김성순, 김상돈 후보가 뒤를 쫓고 있다.
최근 강원지역 5개 언론사가 5월 26∼28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양구군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를 보면 응답자 39.4%가 조 후보를 지지했다.
윤 후보는 35.9% 지지를 얻어 조 후보와 오차범위에서 경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순, 김상돈 후보는 각 1.6%, 3.8% 지지율을 기록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2강 2약' 구도이지만 오차범위 이내인 데다 부동층 표심이 17.2%에 달하는 만큼 이들을 끌어안아 판세를 유리하게 짜고자 부심하고 있다.
저마다 강점을 내세우며 유권자 마음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군인 반·민간인 반'으로 불리는 지역 특성 때문에 군부대 축소, 위수지역 폐지 등 수면 위에 떠오른 '군부대·민간' 상생발전에 대해 각자 해법을 제시하며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조인묵 후보는 "밀리터리 카페, 군사문화센터 조성으로 군 장병과 가족, 면회객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주민들이 군인을 한 식구처럼 여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윤태용 후보는 "군부대 이전이 가시화되면 봉화산 사격장 이전, 사계절 리조트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군 장병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바꿔 특성화 학교 설립, 스포츠마케팅 등으로 지역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순 후보는 "단순히 구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먹고 머물게 하는 관광 산업을 개발해 군부대 축소 등 위기를 돌파하겠다"며 "면 지역에 특성화 학교를 세워 학생과 학부모들을 유입시키는 효과를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김상돈 후보는 "위수지역 폐지 반대만 외칠 게 아니라 군·민 상생을 치열하게 도모해야 한다"며 "읍·면 지역 동반 성장을 이끌고 한반도 섬 등에 유채꽃밭을 조성, 양구를 전국 최고 관광지로 만들어가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각 후보가 이처럼 유권자 마음을 잡고자 불꽃 튀는 선거전을 펼치는 가운데 진보 후보 첫 당선이냐, 보수 수성이냐 귀추가 주목된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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