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당국의 동물복지농장 AI 예방적 살처분 위법 아냐"(종합)
법원, 살처분 명령 취소 소송 각하, 동물보호 시민 단체 반발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예방적 살처분 범위에 포함된 동물복지농장의 농장주가 살처분 명령 취소 소송을 냈지만,기각됐다.
전주지법 제2행정부는 전북 익산시 망성면 '참사랑 동물복지농장' 주인이 익산시장을 상대로 낸 살처분 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농장은 AI 최초발병 농장으로부터 2.05㎞가량 떨어져 있어 보호지역에 있다"며 "피고는 당시 사육현황, 철새 목격 등 최초발병 농가 주변 지역에 광범위한 오염 가능성이 있어 방역실시요령에 따라 처분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원고는 자신의 농장이 넓고 청결하게 관리해 친환경 인증과 동물복지인증을 받아 보호지역의 다른 농장보다 AI 발병 우려가 낮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AI는 사람·조류·차량 등을 통한 접촉으로 발병하는 점을 비춰보면 원고의 사육형태와 같은 농장에만 AI 발병 우려가 현저히 낮아 예방조치를 달리할 수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는 전파 가능성이 크고 폐사율도 굉장히 높아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원고가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공익상 필요가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판결이 나오자 동물보호시민단체는 반발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동물권연구단체 PNR,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북지부는 성명에서 "우리가 이 소송에서 묻고 싶었던 건 역학조사조차 없는 기계적 살처분 명령의 위법성이었고 사법부의 첫 대답은 가슴 아프다"면서 익산시가 재량권을 남용했고 사법부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장동물에 대한 탁상행정 살처분을 이대로 내버려둘 수 없다"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물을 것이며 사법부의 두 번째 대답은 부디 다르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참사랑 동물복지농장'은 2015년부터 산란용 닭 5천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 농가는 동물복지 기준(1㎡당 9마리)보다 넓은 계사에 닭들을 방사하고 친환경 사료와 영양제를 먹여 친환경 인증과 동물복지인증, 해썹(식품안전관리 인증)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해 3월 초 2.05㎞ 떨어진 육계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 이 농장의 닭들이 살처분 대상에 포함됐다. AI 확진 농장에서 반경 3㎞ 안에 있는 16개 농장의 닭 85만 마리는 모두 살처분됐다.
행정당국의 처분에 불복한 농장주는 "획일적인 살처분 명령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법원에 살처분 명령 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행정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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