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잔느 아줌마' 인종차별 퇴출에 트럼프 반응은?
지지자인 로잔느의 차별발언엔 입닫고 제작중단한 ABC방송만 비판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주연 배우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제작이 전격 중단된 미국 인기 시트콤 '로잔느 아줌마'를 둘러싼 논란에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세했다.
하지만 인종차별 발언을 한 주연 배우 로잔느 바를 비판하는 대신 이 드라마의 제작을 중단한 ABC방송을 소유한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최고경영자(CEO) 밥 아이거만을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ABC의 밥 아이거는 밸러리 재럿(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전화해 'ABC는 로잔느 바가 한 종류의 발언들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알렸다"며 "하지만 그는 ABC에서 방영된 나에 대한 끔찍한 주장들에 대해서는 전혀 전화해 사과한 적이 없다. 어쩌면 내가 전화를 못 받은 건가?"라고 말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은 언급은 ABC방송이 "주연 배우 바의 트윗 발언은 혐오스럽고 불쾌하며 우리 가치에 맞지 않는다"면서 20년 만에 리메이크한 자사 시트콤 '로잔느 아줌마'를 전격 중단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바는 29일 오전 트위터에 "무슬림 형제단과 혹성 탈출이 아기를 낳았다= vj"라고 썼다. 'vj'는 밸러리 재럿의 이니셜이다. 그러자 바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재럿의 출생 이력을 들추며 유인원에 비유했다는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바는 "재럿의 정치와 외모에 대해 나쁜 농담을 해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사과했지만 ABC는 제작중단을 밀어붙였다.
'로잔느 아줌마'는 1980∼90년대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같은 이름의 시트콤을 20년 만에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지난 3월 27일 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주의 논란에 휩싸인 바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것을 두고는 그녀가 자신의 지지자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65세의 바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최근 몇 년간 주로 트위터를 이용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들을 공격하며 극우적 목소리를 내거나 음모론을 펴왔다.
CNN은 "시트콤 중단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공개반응은 디즈니 CEO인 밥 아이거에 대한 공격"이라며 "하지만 그는 바의 인종주의적이고 음모론적인 트윗들에 대해서는 어떤 비판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언론의 위선을 지적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이중기준에 대해 말한 것일뿐 누구도 바의 발언을 옹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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