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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안스페이스 "2020년 위성발사 비용 절반으로 줄인다"
"소형위성 시대 대응…우주개발사업 무한경쟁 될 것"

(파리·레뮤로=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에펠탑이 보이는 프랑스 파리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차를 이용해 1시간 정도를 달리면 한적한 소도시 레뮤로(Les Mureaux)가 나온다.
2차선 도로를 지나 센강의 정경이 눈에 들어올 무렵이면 아리안스페이스사(社)의 종합조립시설에 다다르게 된다. 시설 곳곳에 우주 발사체 모형이 세워져 있어, 이곳이 유럽연합(EU)의 '발사체 공장'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29일(현지시간) 아리안스페이스는 발사체 조립동 건설이 한창인 시설을 한국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이번 공개 행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항공우주아카데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아리안스페이스는 1980년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위성 발사 서비스 기업이다. 전 세계 상용위성의 절반 이상이 이 기업의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올라갔다.

줄리안 워틀레 홍보실장(직무대행)은 "2020년 발사를 목표로 차세대 발사체 아리안 6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발사체가 개발되면, 위성 발사 비용을 현재의 절반까지 줄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설 곳곳에서 발사체 제작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의 흔적이 묻어있다.
조립동의 모양이 대표 사례다. '현역 발사체'인 아리안 5의 조립동은 7층 규모의 기다란 모양이다. 길이가 55m에 이르는 발사체 본체를 세워 조립할 수 있게 건설된 것이다. 그러나 아리안 6 조립동은 마치 아리안 5 조립동을 누인 듯 옆으로 긴 형태다.
워틀레 실장은 "작업 효율을 높이고 생산 비용을 줄이고자 생산 공정을 바꿨다. 이에 아리안 5 조립동과는 다른 형태의 건물이 됐다"고 설명했다.
조립을 마친 발사체를 건물 밖으로 꺼낼 때 눕히는 게 까다로운 과정인데, 새 조립동에선 이 과정을 없앨 수 있다. 발사체를 세워 조립할 때는 작업자들이 위층과 아래층을 오르내려야 하지만 새 조립장에선 이런 모습도 사라지게 됐다.
아리안 6의 심장 격인 엔진을 만드는 데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하는 것도 사례 중 하나다. 3D 프린팅으로 엔진 부품을 제작하면 생산 비용을 줄일 수 있을뿐 아니라 작고 정교한 부품을 빨리 만들어 낼 수 있다.

조립시설 방문에 앞서 파리 본사에서 만난 자크 브레통 부사장은 최근 아리안스페이스가 발사 비용 줄이기에 나서게 된 것은 '시장의 변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주개발 사업 진입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더 많은 기업이 생기고, 무한경쟁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소형위성 발사가 늘어나며, 발사 서비스 업계의 경쟁이 가속되리라고 내다봤다. 최근 소형 군집위성을 통신에 활용하는 방법이 부상하고 있는데, 이런 위성의 발사가 대폭 증가한다는 것이다.
브레통 부사장은 "우리는 정부 및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새 제품을 개발하는 등 미래 우주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아리안 6 개발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소형위성 발사 시장을 타깃으로 한 민간 기업은 이미 등장했다. 미국 기업인 로켓 랩(Rocket Lab)은 1월 225㎏짜리 소형위성을 실을 수 있는 전용 로켓인 '일렉트론'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형발사체 기술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500㎏ 이하의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소형발사체를 제작할 예정이다. 애초 정부는 발사체 기술을 대형위성 발사에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위성의 소형화 추세에 맞춰 계획을 변경했다.
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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