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 국제외교에는 안 먹혀"
"당장 효과 있는듯하지만 북핵협상에 부정적일 듯"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협상 방식을 겨냥, 부동산업계에서 통한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을 국가 간 관계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하고 비판했다.
대선전에서 유권자들에게 협상의 달인임을 과시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업계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거래의 기술'을 펴냈으나 협상에서 자신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상대방에 위협과 협상 파기 등 극단적인 방식에 대해 FT는 국가 간 외교에는 아주 위험한 방식이라고 혹평했다.
협상 결렬 시 다른 사업체를 선택할 수 있는 일반 비즈니스와 달리 협상 상대방을 지정할 수 없는 국제외교에서는 거친 협상과 함께 최대한의 요구를 내미는 트럼프 방식이 보다 위험하다고 FT는 지적했다.
FT는 29일 사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벌이고 있는 북한 비핵화와 이란 핵 합의, 중국과의 무역분규 등 핵심 외교현안을 거론하면서 이들 외교협상에는 상호간의 신뢰조성과 설득이라는 다른 기술이 필요하나 '불행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이고 위협적인 협상 스타일은 오히려 신뢰를 소진하고 이를 구축하기보다 파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하드볼'(hardball) 스타일이 북핵협상이나 이란 핵 합의, 중국과의 무역분규 등에서 당장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아직 그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FT는 "아직 진정한 시험대는 오지 않았다"면서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북한의 핵 포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다혈질적인 실패나 치장된 합의로 끝날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란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핵 합의를 파기함으로써 서방의 단합을 깨트렸으며 이로 인해 이란은 궁극적으로 고립에서 쉽게 벗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에서) 지속적인 진전을 이루려면 협상 파트너들과 신뢰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야 하나 위협과 예측 불가 스타일로는 오히려 적대감과 의심만을 키울 뿐이라면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우선시하는 기존의 스타일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의 기술'에서 "나는 어려움에 부닥쳤다고 느낄 경우 싸워나간다. 비록 그것이 큰 비용과 높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라고 말했다.
FT는 그러나 트럼프의 이러한 주장이 특히 핵 외교라는 중대사안의 경우에는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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