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아픈 아이 진료받는 달빛어린이집병원 '지지부진'
전국 23곳 불과…복지부 "꼭 필요한 제도로 적극적 참여" 당부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밤이나 휴일에 갑자기 아픈 아이가 진료받을 수 있는 이른바 '달빛어린이집병원'이 보건당국의 확대 노력에도 좀체 늘지 않고 있다. 동네 소아청소년과 병·의원들의 참여가 저조한 탓이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5월 현재 전국의 달빛어린이집병원은 23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19곳에서 올해 상반기 겨우 4곳 느는 데 그쳤다.
올해 새로 추가된 곳은 ▲ 부산 동래구 대동병원 ▲ 강원 원주시 연세메디컬의원 ▲ 전북 부안 엔젤연합소아청소년과의원 ▲ 제주도 제주시 탑동365의원 등이다.
달빛어린이병원이 첫선을 보인 것은 2014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복지부는 당시 시범사업 형태로 달빛어린이병원을 시작했는데,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의 호응이 좋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참여기관을 확대하는 데 힘썼다.
하지만 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소청과의사회) 중심으로 "동네 소아과가 고사한다"며 강력하게 반대해 답보상태를 못 벗어나고 있다.
복지부는 애초 2015년말까지 달빛어린이병원을 30곳으로 확대하려고 했지만, 여태껏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여전히 달빛어린이병원을 활성화하려고 노력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복지부는 지난 2016년 11월에는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참여를 방해한 혐의로 소청과의사회를 공정거래위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대대적인 조사를 거쳐 소청과의사회에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그러나 최근 검찰이 '혐의없음'으로 불기소처분한 데다, 공정위의 과징금 행정처분에 맞서 소청과의사회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공정위가 패소해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등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복지부는 늦은 밤이나 휴일에 느닷없이 아픈 아이를 위해 달빛어린이병원은 꼭 필요한 제도라고 보고 전국의 소아진료기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달빛어린이병원은 평일에는 밤 11~12시, 휴일에는 최소 오후 6시까지 진료하는 병원이다. 연간 최대 3일인 휴진일을 빼고는 1년 내내 소아 환자를 진료한다.
참여를 원하는 의료기관은 언제든지 관할 보건소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시·도에서 심사해 시군구당 1∼2곳을 상시로 지정한다. 달빛어린이병원 명단과 운영시간은 응급의료정보센터(www.e-gen.or.kr) 홈페이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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