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재일교포 용두산공원 길 안내 여성에 감사 손편지
부산시설공단 김태희 직원 친절에 감동…한일관계 개선도 당부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한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월 말.
70대 재일교포 이사랑 씨는 부모님의 나라인 한국의 부산을 방문해 아침 일찍 용두산공원을 가기 위해 부산지하철 중앙동역에 내렸다.
오전 8시 20분께 출근 인파가 몰려 혼잡한 지하철역에서 용두산공원을 가는 방향을 찾지 못한 이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길을 물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해 애를 태웠다.
그러던 중 한 젊은 여성에게 용두산공원 가는 길을 물었고, 질문을 받은 이 여성은 이 씨를 직접 용두산공원까지 친절하게 안내했다.
이 여성은 추운 날씨에 한동안 걸어온 이 씨를 공원 사무실로 데려가 따뜻한 차를 대접한 뒤 용두산공원과 이순신 장군 동상 등을 설명하고 카메라 촬영까지 도와주면서 공원 이곳저곳을 친절하게 안내했다.
이 씨가 만난 이 여성은 용두산공원을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 중앙공원사업소 소속 직원 김태희 씨다.
출근길에 용두산공원을 찾아온 재일교포를 우연히 만나 길을 안내하고 공원 관광까지 도와준 것이다.
여성 직원의 친절함에 감동한 이 씨는 일본으로 귀국해서도 고마움을 잊지 못해 '부산 용두산공원 관리사무소 소장님' 앞으로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손 글씨로 쓴 편지에서 이 씨는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여직원의 친절한 안내에 감사한다"는 말을 전했다.
일본의 한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는 이 씨는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아버지는 구미, 어머니는 산청 출신으로 이번에 고국을 방문하면서 예전부터 알고 싶었던 이순신 장군에 관해서 자세한 설명을 들어 감개가 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청소년과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역사를 잘 가르쳐 달라"고 요청하며 "한일 관계에 미묘한 문제가 있지만, 표현만 잘 연구하면 양식을 가진 사람들은 그 뜻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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