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상, 블랙리스트 의혹에 "범죄혐의 드러나면 고발조치"
"檢고발은 신중하게 해야…양승태, 범죄혐의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28일 '블랙리스트 의혹' 조사 결과와 관련해 "뚜렷하게 범죄혐의가 드러난 사안에 대해서는 고발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사법부는 재판을 하는 기관이어서 고발은 신중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안 처장은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발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추가 혐의가 밝혀지든지 기타 사정이 달라지는 경우 (검찰 고발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판사사찰이나 재판개입 등을 시도한 정황이 발견됐다는 조사 결과와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국외에 체류한다는 등의 이유로 조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조사거부로 볼 수 있다"면서도 수사의뢰 여부에 대해서는 "뚜렷한 범죄혐의가 확인되지 않는다. 추가 조사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재판과 관련, "청와대와 사법부가 교류했다는 것이 아니라 결론이 청와대 구미에 맞았다는 의미"라며 "청와대와 사법부의 위상의 차이를 말해준다. 법안이나 예산의 측면에서 약자의 지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사 성향과 동향, 재산 관계를 평가한 문서를 발견했지만, 개인에게 손해를 입히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안 처장은 "한 점도 숨기거나 왜곡하지 않고 조사했다"며 "뼈아픈 마음이지만,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잘못을 고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지난 2015년 2월 법원행정처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항소심 선고 결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이 확보한 문건에는 상고법원 입법을 위해 박근혜 정부가 관심을 갖는 판결을 조사하고, 판결 방향까지 연구한 정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조사단은 "양 전 대법원장의 임기 내 최고 핵심과제인 상고법원 입법 추진 과정에서 목표 달성에만 몰두해 수단·방법의 적절성에는 눈감아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와 별도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회의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안미현 검사에 대해 "개인의 주장이나 의견이 언론을 통해 표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검사 윤리강령을 위반한 부분이 있지만, 검찰 내 상·하급자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는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안미현 검사가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인사 개입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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