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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빌보드 정복] "승전보 넘어선 '대첩'"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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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빌보드 정복] "승전보 넘어선 '대첩'"①

미국 주류 틴팝 시장 뚫어 "한국어 앨범으로 진입"
"K팝 아닌 방탄소년단 성과, K팝 경계 넘어"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차트 1위는 팝의 본고장인 미국 주류 시장에서 '통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간 아시아 시장이 거점인 K팝은 미국과 유럽 등 서구에서는 10~20대가 인터넷을 접점으로 호응하는 변방 장르에 머물렀지만, 이들은 K팝의 카테고리를 넘어 미국 주류 '틴팝'(teen pop·10대를 타깃으로 한 대중음악) 시장을 뚫었다.
가요계에선 이들의 빌보드 정상이 한국 대중음악 역사의 새 이정표이자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현재로선 방탄소년단의 경이로운 성과이며, K팝의 미국 주류 시장 진입으로 확대 해석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 빌보드서 앨범 7장 연속 메인차트 진입…"지속성 차별점"
그간 빌보드 메인 차트('빌보드 200', '핫 100')에는 여러 한국 가수가 이름을 올렸다.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는 빅뱅, 지드래곤, 태양, 씨엘, 엑소 등이 진입했으며, 싱글 차트인 '핫 100'에는 원더걸스와 7주 연속 2위를 차지하는 센세이션을 일으킨 싸이 등이 올랐다.
이들과 방탄소년단의 차별점은 이번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까지 총 6장 한국어 앨범을 '빌보드 200'에 6연속 진입시키는 '지속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 4월 일본에서 낸 앨범 '페이스 유어셀프'까지 합하면 7연속이다.

아울러 일부 앨범은 차트 반짝 진입이 아니라 수주 간 머물면서 팀의 대중적인 인지도와 탄탄한 팬덤을 확인시켜줬다.
지난해 9월 발표한 '러브 유어셀프 승 허'는 '빌보드 200'에서 총 30주간 머물며 7위까지 올랐다. 이 앨범 타이틀곡 'DNA'는 '핫 100'에서 총 4주간 진입해 67위까지, 싱글 '마이크 드롭' 리믹스는 총 10주간 머물며 28위까지 올랐다.
단계적인 상승세 기반에는 미국 밀레니얼 세대의 견고한 지지가 있었다. 마치 한국의 팬 문화가 전이된 듯한 이들의 열성적인 응원은 방탄소년단이 미국 주류 틴팝 시장을 강타하는 동력이 됐다.
대중음악 평론가 강문 씨는 "이들의 지속성은 미국의 10대 팬덤이 자생적이고 응집력이 강하다는데 기인하다"며 "방탄소년단은 전통 미디어인 한국 예능에 거의 출연하지 않고 SNS를 기반으로 온라인 지향을 보이면서 해외 팬들과 소통했고 자생적인 팬덤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 "K팝 아닌, 방탄소년단 성과…싸이보다 큰 영향 기대감도"
가요계에선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1위'가 승전보를 넘어선 '대첩'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빌보드 정상은 가요계 수많은 뮤지션들의 이상이자 장벽이 높은 최종 목표처럼 상징됐기에 단순한 정상 등극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음악 전문가들은 K팝의 쾌거라기보다는 방탄소년단의 성과란 점에 주목했다.

대중음악 평론가 임진모 씨는 "K팝의 승리라기보다 현재로선 방탄소년단이 지속적인 노력 끝에 주류 시장에 통한 성공"이라며 "특히 앨범차트 1위는 싱글차트 보다 음악적인 측면에서 한층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중음악 평론가 김 작가도 "방탄소년단은 K팝으로 묶기엔 이미 그 경계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다만,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미국 10대를 넘어 기성세대까지 소비하는 보편성을 지니려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중요하다고 봤다.
김 작가는 "보편성이란 측면에선 볼 때 이들의 음악은 10대의 지지가 절대적인 저스틴 비버처럼 주류 틴팝에 속한다"며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보편적이고 지속적인 활동, 오프라인으로 누적되는 행보들이 쌓인다면 세대를 넘는 성공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방탄소년단이 K팝 시장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에 주목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세계적인 열기를 K팝에 온전히 이전하지 못한 싸이와 달리, 이들은 팬덤의 공통분모가 있는 아이돌 그룹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분기점이 될 것이란 견해다.
강문 씨는 "해외 미디어가 K팝이 서구 문화를 카피했다며 비판적인 시각으로 독창성을 인정하지 않는 측면이 있었는데 방탄소년단이 선입견을 깼다"며 "한 현상이 다른 걸 끌어올릴 때 트렌드가 되는데, 방탄소년단의 영향으로 이런 팀이 계속 등장한다면 K팝은 주류로 편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mim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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