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거주 아이티 난민들도 브라질로 탈출 행렬
노점상·일용직 등으로 연명…"베네수엘라로 돌아가지 않을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자국의 정치·경제적 혼란을 피해 브라질 국경을 넘는 베네수엘라인의 행렬이 계속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에 거주하는 아이티 난민들의 브라질행도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대지진 이후 베네수엘라로 대거 유입됐던 아이티 난민들이 최근에는 베네수엘라인에 섞여 브라질 국경을 넘고 있다.
아이티 난민들은 베네수엘라인들과 마찬가지로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 주로 밀려들고 있으며, 노점상이나 일용직 노동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십 년 전만 해도 베네수엘라는 중남미 지역의 이민자를 가장 많이 받아들이는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유엔 국제이주기구(IOM)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 거주하는 아이티 난민은 6천500여 명 수준이다. 브라질(6만7천 명)과 칠레(1만8천 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베네수엘라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고, 베네수엘라인과 아이티 난민들은 주로 브라질과 콜롬비아 국경을 넘고 있다.
베네수엘라 위기가 심화한 이후 브라질 국경을 넘은 아이티 난민 장 네브 바로(49)는 이 신문에 "브라질에 얼마나 더 머물지 알 수 없다"면서 "지금으로서는 베네수엘라로 돌아가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호라이마 주에 체류 중인 베네수엘라 난민은 5만2천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주도(州都)인 보아 비스타 시에 4만여 명이 있고 나머지는 파라카이마 시 등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보고서를 통해 베네수엘라 난민의 브라질 입국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법적 지위를 갖추지 못한 베네수엘라인들이 착취와 인신매매, 폭력, 성폭행, 차별, 외국인 혐오 등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정부는 UNHCR의 협조를 받아 베네수엘라 난민 분산 이주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600여 명을 북부 마나우스 시와 남동부 상파울루 시 등으로 옮긴 데 이어 올해 안에 1만8천여 명을 분산 이주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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