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연정 출범 임박에 伊금융시장 불안 지속
총리 지명자, 이르면 오늘 대통령에 내각 명단 제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권 출범이 임박함에 따라 이탈리아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시장 심리의 지표로 여겨지는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 10년물 스프레드(금리차)는 200bp를 넘어서며 약 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스프레드는 높을수록 시장이 불안함을 의미한다.
밀라노 증시의 FTSE MIB 지수도 소폭 빠졌다. 포퓰리즘 정부가 은행 구조개혁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우려에 밀라노 증시의 은행 지수 역시 11개월래 최하치로 떨어졌다.
복지 확충, 세금 인하 등 선심성 공약을 내세운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연정 출범 시 막대한 국가부채를 안고 있는 이탈리아 재정에 큰 부담이 가해져 채무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시장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새 내각의 경제장관 후보로 이탈리아의 유로화 탈퇴를 주장해온 급진적 경제학자가 낙점될 것이라는 소식에 시장의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정을 구성한 두 정당인 반체제 오성운동, 극우정당 동맹은 이탈리아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가입을 '역사적 실수'라고 주장하며,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에 대비한 '플랜 B'를 강조해온 경제학자 파올로 사보나(81)를 내각 지명권을 쥐고 있는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제장관으로 밀고 있다.
곧 후임자에 자리를 물려주고 떠날 예정인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경제장관은 이와 관련, 콘테 지명자에 시장의 위력을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경제지 '일 솔레 24오레'와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국정운영안의 가장 우려스러운 측면은 특정 선택의 결과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포퓰리즘 연정이 추진하는 과도한 재정 지출 계획 등에 대해 시장은 단 몇 초만에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세페 콘테 총리 지명자는 이르면 이날 중으로 대통령에게 내각 명단을 제출,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오성운동의 핵심 공약인 저소득층에게 월 780유로(약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진두지휘할 노동부 장관으로는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가 낙점된 것으로 관측된다.
난민 정책을 총괄하는 내무장관에는 불법 난민 50만명 추방을 공약을 내세운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가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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