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국 인문학자, 지구적 기억의 연대를 모색하다
서강대 트랜스내셔널 인문학연구소 학술회의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서강대 트랜스내셔널 인문학연구소(소장 임지현)는 '기억의 연대와 소통: 식민주의, 전쟁, 제노사이드' 연구사업 출범을 기념해 6월 1∼2일 국제학술회의를 연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소는 이 사업에 대해 "인간 삶의 차이와 경험의 다양성을 '보편'이라는 이름으로 지워버리는 제국의 인문학과 '특수'라는 이름으로 본질화하는 민족의 인문학을 다 같이 거부하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족, 계급, 문명, 종교로 인류를 인위적으로 구분하는 작업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풀뿌리 기억을 바탕으로 기억의 연대와 민주화를 추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술회의에는 미국, 일본, 영국 등 9개국 연구소와 대학에서 활동하는 인문학자 30여 명이 참가해 주제 발표와 토론을 한다.
조안나 바브르지냐크 폴란드 바르샤바대 박사는 도시 박물관 변화상을 분석해 "전통적으로 지역 엘리트의 수집과 취향에 의존했던 박물관이 민주화 과정을 겪으면서 일반 시민, 이주공동체와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지형 미국 하와이대 교수는 북한 현대 건축이 단순함을 강조한 독일 건축사조인 바우하우스에서 받은 영향을 소개하고 신고전주의, 전통주의, 모더니즘이 어떻게 섞였는지 설명한다.
연구소는 부대행사로 세월호 추모 영화 '어른이 되어'와 '상실의 궤'를 상영하고, 토론을 거쳐 기억의 연대 선언문을 채택한다.
임지현 교수는 "지역에 따라 다른 기억들이 경계를 가로질러 얽히고 병치되는 과정을 논의하고자 한다"며 "서구 중심의 보편적 대서사를 넘어 다양한 역사를 구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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