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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노' 비판받는 롄샹에 中지도부 '민족산업 기치'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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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노' 비판받는 롄샹에 中지도부 '민족산업 기치' 옹호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에서 '매국노 기업' 비난을 받아온 롄샹(聯想·레노보)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측근인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의 지원을 받아 '애국주의 논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4일 중국 관영 베이징(北京)일보에 따르면 차이 서기는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롄샹의 베이징 중관춘(中關村) 본사를 22일 방문해 류촨즈(柳傳志) 회장 등을 격려하며 중국 지도부가 롄샹을 지지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차이 서기는 류 회장과 양위안칭(楊原慶) 최고경영자(CEO)의 안내로 롄샹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고성능 컴퓨터 등 분야별 연구개발 성과를 둘러본 뒤 좌담회를 가졌다.
차이 서기는 이 자리에서 "롄샹이 창업 이래 민족산업 기치를 내걸고 국제시장에서 엄청나게 큰일을 했다"며 "롄샹은 중관춘 기업의 모범으로 그 발전 역사는 중관춘 개혁·개방의 축소판"이라고 치하했다.
2년 전 5세대(5G) 통신표준을 결정하는 표결에서 미국 퀄컴을 지지했다고 중국 내에서 비난을 받아온 롄샹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공식적 지지 의사 표명이다.
지난 2016년 국제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가 5G 이동통신 표준을 결정하기 위해 시행한 표결에서 롄샹은 자국 기업인 화웨이(華爲) 안이 아닌 미국 퀄컴 안에 표를 던졌으며 그 결과 화웨이 안은 표준선정에서 석패했다.
미중간 무역갈등이 격화하고 있던 차에 롄샹의 이 표결에 대해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뒤늦게 '매국노'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중국 민영기업인의 대부'로 불리던 류 회장은 이후 두차례에 걸쳐 성명을 내고 "롄샹의 당시 표결에는 원칙이나 집행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롄샹 전 직원들에게 '명예 보위전' 사수를 호소했다.
류 회장은 "일각에서 롄샹의 머리에 매국노 모자를 씌우려 하는 것은 전 롄샹 인의 밥그릇을 깨려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평생토록 수치스럽게 만들려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류 회장의 반박과 함께 최근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과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업자 등 저명 기업인들도 롄샹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혔으나 소셜미디어에선 롄샹을 매국노로 욕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중 무역마찰과 미국의 ZTE(中興通信) 제재로 애국주의 정서가 불붙기 시작한 상황에서 네티즌들이 당시 5G 표준 표결의 배경과 과정 등을 이해하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롄샹 공격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거세지는 여론의 비난 속에서 중국 정부 당국이 별달리 롄샹을 지지하거나 변호하지 않으면서 네티즌들의 비난 댓글을 방치하자 롄샹이 더 큰 위기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기관지인 광명(光明) 일보는 "사태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다른 이를 평가하고 함부로 누명을 씌우면 심각한 판단 착오를 일으킬 수 있다"고 그 위험성을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매파 논객인 환구시보 총편집 후시진(胡錫進)도 급진주의를 경계해 애국의 개념을 희석시켜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중국 지도부는 시 주석의 측근인 차이 서기를 동원해 롄샹 옹호의 뜻을 보임으로써 롄샹과 중국 정부의 긴밀한 관계가 바뀌지 않았음을 강조하기에 이르렀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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