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천안서 만나는 국내 1세대 극사실주의 작가들
지석철 '부재의 서사'·이석주 '사유적 공간' 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대상을 실물과 똑같이 그려내는 극사실주의 회화는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를 전후해 조금씩 소개되기 시작했다.
극사실주의 회화 1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는 지석철(홍익대 회화과 교수)과 이석주(숙명여대 회화과 명예교수)다.
40여 년간 극사실의 길을 걸어온 두 작가의 개인전이 각각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피스갤러리와 충청남도 천안 신부동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열린다.
지석철 전시 '부재의 서사'는 거센 산업화 흐름으로 물질주의가 만연하던 1970~1980년대 사회적, 개인적 상실과 부재를 의자라는 오브제로 풀어내기 시작한 작업 여정을 돌아본다.
초기작 '반작용' 시리즈는 소파의 낡은 등받이 가죽을 통해 앉았다 사라진 숱한 사람들의 흔적을 보여줬다. '반작용'에 이어 등장한 미니 의자는 사람이 떠난 빈자리로 더 직접 부재를 나타냈다.
이번 전시에 나온 신작 22점 중에는 '반작용' 시리즈에서 따온 200호 크기 2점도 포함됐다. 색연필에서 유화로, 종이에서 캔버스로, 80호에서 200호로 바뀐 신작은 극사실 회화 정수를 보여준다고 갤러리는 설명했다.
이석주의 아라리오 전시는 200호에서 1000호에 달하는 '사유적 공간' 대형 신작을 중심으로 회화 50여 점을 선보인다.
1970년대 암울한 느낌의 '벽', 도시 풍경을 담아낸 '일상' 시리즈는 소통이 부재한 삶, 정체성을 상실한 현대인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작업이다. 1980년대 '일상' 시리즈는 도시의 일상과 극대화된 욕망을 드러냈다.
이석주는 1990년대 무렵부터 외부 대상이 아닌 내면 의식을 파고들면서 '서정적 풍경', '사유적 공간' 시리즈를 제작했다. 그림에 반복해 등장하는 말, 기차, 시계, 낡은 종이 등은 시간과 존재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사유적 공간' 대형 신작에도 말, 시계, 낡은 책, 명화가 다시 등장해 존재와 시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지석철 '부재의 서사' 전시는 6월 23일까지. 문의 ☎ 02-555-7706.
이석주 '사유적 공간' 전시는 8월 12일까지. 문의 ☎ 041-55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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