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꺾였다면 3% 성장 가능할까…한·미 성장률 역전 가능성도
韓 OECD 경기선행지수 석달 연속 경기하강 신호…美는 안정적 성장세
美 성장흐름에 한·미 기준금리·고용은 이미 역전
(세종=연합뉴스) 이 율 기자 = 고용상황이 극도로 안 좋은 상황에서 경기가 벌써 꺾였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전망치인 3%를 달성하는 것도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한국의 경기가 하강할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고신호는 석 달째 이어졌다.
반면 세계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경기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한국이 미국에 기준금리, 고용에 이어 성장률까지 역전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OECD에 따르면 올해 3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99.6을 기록했다.
6∼9개월 후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인 경기선행지수는 올해 들어 1월 99.9, 2월 99.7에 이어 3개월째 기준점인 100을 밑돌았다.
OECD는 한국은행과 통계청의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 차, 수출입물가비율,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자본재 재고지수, 코스피 등 6개 지수를 활용해 이 지수를 산출한다.
경기하강 신호가 이어지면서 올해 우리 경제가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연말 '2018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연간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한국은행 등도 3.0% 성장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경기가 꺾였다고 판단한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성장동력이었던 투자가 올해 큰 폭으로 둔화하고 반도체산업도 단가상승세가 하반기에 멈춰 경기주도력을 잃을 것이라며, 올해 한국 경제는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낮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건설, 설비투자, 수출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하고 실업률은 상승할 것이라며 역시 경기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등 10대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제시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평균 2.9%에 그쳤다.
JP모건과 HSBC가 각각 우리 경제성장률을 2.8%로, 바클레이즈와 골드만삭스는 2.9%로 각각 예상했다.
경기국면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 경기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OECD 경기선행지수는 한국과 반대로 작년까지 기준점인 100을 밑돌다가 올해 1월 100.0, 2월 100.1, 3월 100.2로 기준점을 웃돌며 순항하고 있다. 미국 등 다른 OECD 회원국은 대체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OECD의 평가다.
미국은 제조업 생산지표나 고용지표도 한국과 다르게 나아지고 있다.
미국의 3월 산업생산은 전월비로 0.5% 늘었다. 미국은 고용사정도 개선세를 지속해 4월 실업률이 3.9%로, 4.1%를 기록한 한국보다 낮아졌다.
경제전망기관들의 올해 미국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IMF는 지난달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상향 조정했고, 10대 IB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평균 2.8%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BNP파리바는 올해 미국경제가 3.1%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한미간 금리와 고용에 이어 성장률도 역전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올해 미국이 한국의 성장률을 추월하면 이는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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