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사 선거 첫 TV토론…도덕성 검증 날 선 공방
元 "사업자에게 골프장 명예회원권 받아", 文 "술 마시고 폭행, 기물파손"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6·13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첫 TV토론회에서 후보들의 도덕성 검증을 위한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18일 오후 JIBS 제주방송에서 진행된 제민일보·JIBS 주최 도지사 예비후보 초청 합동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자유한국당 김방훈, 바른미래당 장성철, 녹색당 고은영,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이하 후보) 등 제주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5명이 모두 참석했다.
후보들은 초반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입장과 자신의 공약을 밝힌 뒤 주도권 토론에 들어서면서 부동산 투기 의혹과 과거 불미스러운 행적에 대해 말을 주고받으며 '후보직을 사퇴하라'는 독설을 쏟아내는 등 설전을 벌였다.
포문은 원 후보가 먼저 열었다.
그는 문 후보에게 "골프장 회원권이나 명예회원권을 가지고 있느냐"며 언제 어떤 경위로 받게 됐는지 등에 관해 물었다.
문 후보는 "(제가) 골프를 치는데, 함께 운동하는 사업가가 홍보 차원에서 제안했고 받아들였다"며 회원권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원 후보는 "골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제주도의회 의장으로 있던 2010년경부터 시작해 2017년까지 자주 쳤다고 확인을 받았다"며 "도의회 의장이 골프장으로부터 명예회원권을 받아서 수년간 수시로 그린피 무료의 골프를 쳤다.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어떤 책임이 성립하는가"라고 다시 물었다.
문 예비후보는 "도의적으로 잘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법적인 책임 유무는 검토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의 장 후보도 문제를 지적하면서 문 후보에게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강경하게 요구했다.
장 후보는 재차 문 후보의 명예회원권 취득 시점이 도의회 의장 재임 시절이 맞는지를 확인한 뒤 "의장으로서 활동하면서 골프장 명예회원권을 받아서 사용했다는 것은 공직 윤리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원 후보에게 모든 관련 사실을 도민에게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이외에도 김방훈 후보와 장성철 후보가 그동안 문 후보에게 제기돼 왔던 친인척 비리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추궁했다.
문 후보도 반격에 나섰다.
문 후보는 원 후보가 과거 사법연수원생 시절에 술을 마시고 가게 앞에서 노상방뇨를 하다 이를 나무라는 가게 주인을 집단 폭행하고 파출소에 연행돼서도 기물을 파손하고 난동을 부린 일 등에 대해 문제 삼았다.
이어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절 4·3위원회 폐지법안 공동발의, 4·3희생자 재심사 발언, 전두환 전 대통령 세배 등 원 후보의 과거 행적에 대해 문제 삼으며 "아픈 역사적 상처를 안고 있는 지역에서 발붙이기 힘든 역사인식의 문제를 갖고 있으며, 인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 후보는 "4년 전 (제주도지사 출마할 때) 도민과 유족회에 사과했고 지금도 죄송하게 생각한다.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5년 전에 술을 마시고 큰 실수를 저질렀는데 이후 술을 끊었다. 그리고 전두환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당시 생존해 있던 전직 모든 대통령을 찾아가 세배했다. 당시 경솔한 행동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도 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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