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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은 미술품 경매회사 앞날을 어떻게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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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은 미술품 경매회사 앞날을 어떻게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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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은 미술품 경매회사 앞날을 어떻게 바꿨나
크리스티 출품작 250점 소개한 '세상을 놀라게 한…' 출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1766년 12월 5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펠멜의 한 건물에서 제임스 크리스티가 여는 첫 경매가 열렸다. 네덜란드식 주방, 팔각형 콤포트(그릇), 난징의 양각 무늬 병 세트 등 작고한 귀족의 소장품이 사람들에게 선보였다.
크리스티 상설 경매장은 곧 사교계 거점으로 부상했다. 사망한 귀족이 소유했던 물건, 외국 외교관이 귀국을 앞두고 처분하려는 가구나 와인이 크리스티 상설 경매장에 올라왔다.
20여 년 뒤 프랑스 혁명을 시작으로 이어진 유럽 격변은 크리스티의 초창기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왕가와 귀족이 몰락하면서 대저택과 성 깊숙한 곳에 있던 예술품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 양은 엄청났다.
"그중 몇몇 전리품이 표류하듯 부유하다 크리스티라는 해안에 흘러들어와 경매를 통해 흩어졌다."
위대한 작가들이 세상을 떠난 뒤 그 작업실 소장품을 모아다 선보이는 '스튜디오 경매' 또한 크리스티의 지난 252년을 지탱해온 큰 기둥이다. 경매는 다시는 열리기 어려운, 해당 작가의 회고전 역할을 하기도 했다.
소더비와 함께 세계 경매시장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크리스티 역사를 출품작 250점과 함께 돌아보는 책이 '세상을 놀라게 한 경매 작품 250'(마로니에북스 펴냄)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출간됐다. 원제는 '고잉 원스'(Going Once: 250 Years of Culture, Taste and Collecting at Christie's).
펠멜 경매장 이미지와 제임스 크리스티 초상화 등으로 꾸며진 책은 1505년 만들어진 호화로운 기도서부터 시작해 크리스티를 거쳐 간 수많은 물품을 소개한다.
1990년 경매 이후 종적을 감춘 빈센트 반 고흐 '가셰 박사의 초상', 부오나로티 미켈란젤로의 가장 유명한 드로잉인 '부활하신 예수' 습작, 컬렉터 갠즈 부부가 소장했던 파블로 피카소 '꿈' 등 명작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책은 미술품만 다루지는 않는다. 아폴로 17호 조종사인 론 에번스가 찼던 오메가 시계, 축구의 전설 펠레가 1970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입은 노란색 셔츠 등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경매품도 많다.
책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가장 빼어난 미술관의 한 전시실에서 다음 전시실로 이동하는 느낌이 든다. 시대에 따른 가치 변화, 유행도 함께 읽어낼 수 있다.
책은 미술평론가 허버트 퍼스트의 말을 빌려 크리스티의 영예로웠던 지난 세월을 평가한다.
"크리스티는 시대에 따라 남녀가 갈망해 온 것을 보여주는 척도다. 말하자면 음식, 술, 의복 같은 물질적인 생활필수품이 아니라, 실질적인 유용성은 없지만 이것 없이는 문명화된 동물이 될 수 없는 형이상학적 필수품이다."
이호숙 옮김. 496쪽. 3만 원.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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