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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부족 경제손실이 150조원?"…日기업, 직원 수면개선 팔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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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부족 경제손실이 150조원?"…日기업, 직원 수면개선 팔걷어
수면 질 개선으로 실적 향상 기대, 수면상황 측정 센서 지급
자격 갖춘 '수면개선 리더' 임명, 교육·상담 체제 갖추기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기업들이 사원의 수면의 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단순히 수면부족으로만 인식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사원의 수면부족은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운수 등 일부 업종에서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은 수면부족에 따른 생산성 저하 등으로 일본 전체로 15조 엔(약 146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유수의 식품 메이커인 닛신(日淸)식품홀딩스는 작년 12월부터 사원의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사원용 내부 사이트를 통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자세히 알리고 희망하는 사원에게는 손목시계형 센서를 나눠주고 있다.
이 회사 사원인 시미즈씨는 센서를 24시간 착용한다. 센서에는 하루 걸음수와 소비 칼로리 등이 기록된다.
수면 중 뒤척이는 횟수 등을 토대로 매일 잠을 얼마나 깊이 자는지도 측정한다. 데이터는 스마트폰 앱에 표시된다.
시미즈씨는 센서가 체크한 기록을 토대로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얕은 잠을 잔다는 사실을 알았다. 바닥에 까는 요 위에 모포를 한장 더 깔았더니 잠드는 시간이 빨라졌고 데이터상으로도 깊은 잠이 5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매일 아침 일어나기가 쉬워진 느낌이고 회사에 출근하는 즉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구치 닛신식품홀딩스 홍보부 차장은 "수면에 대한 사원들의 인식이 높아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수치로 금방 나타나지는 않지만 수면개선으로 생산성이 향상되면 당연히 회사실적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다.
JR니시니혼(西日本)은 철도 승무원의 수면이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정기적으로 수면에 관한 사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승무원 중에는 아침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등 밤을 새우는 근무조도 있다.
회사 측은 직원 숙소 등을 갖추고 있지만 승무원의 수면상황은 프라이버시 문제도 있어 기본적으로는 자기책임하에 관리하도록 해 왔다.
그동안 수면상황을 손으로 기록해 스스로 자기상태를 파악하도록 했지만 적는데 시간이 걸리는데다 기록에 개인의 주관적 판단이 들어가는게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전기메이커와 공동개발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허리에 찬 센서가 수면상황을 자동으로 기록하도록 한 것.
이 데이터를 토대로 승무원이 희망할 경우 의사로부터 전문지식을 배워 회사에서 '수면개선 리더'로 임명된 상사와 면담, 개선방안을 찾도록 하고 있다.
운전경력 17년의 구라다 겐지씨는 승무원용 숙소에서 잠을 잘 자지 못해 근무시간에 졸린게 고민이었다.
회사가 새 시스템을 도입한 후 센서로 측정해 보니 승무원용 숙소에서도 깊은 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개선 리더'와 상담한 결과 밤에 충분히 잠을 자도 낮시간에 졸음은 오기 마련이니 가수면을 취하는 방법을 궁리해 졸음을 쫓는게 좋겠다는 충고를 받았다. 그는 객관적 데이터를 토대로 효과적인 졸음대책을 취하면 안전성을 높일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JR니시니혼은 센서 도입후의 상황변화를 조사해 효과를 검증키로 했다.


기업이 직원의 수면개선에 나서게 된 배경에는 수면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 것과 함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한 기기가 늘어난 것도 기여했다. 수면상태를 측정하는 기기는 2천 엔 정도에서부터 몇만 엔짜리 고성능 제품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종류가 시판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고기능의 비싼 제품밖에 없어 구입이 어려웠지만 저렴한 제품이 많이 나오면서 기업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수면 상황뿐아니라 걸음수와 칼로리 소비량도 같이 측정할 수 있는 기기도 많아 효과가 검증되면 수면개선에 대한 기업의 관심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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