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정치권, 시장 비서실장 '부실수사' 공방 치열(종합)
한국당 "표적수사 입증, 책임자 처벌" vs 민주당 "특정업체 부당이익이 본질"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울산시장 비서실장의 골프 접대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울산경찰청의 부실수사 논란과 관련해 지역 정치권에서 공방이 일고 있다.
강용식 김기현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 대변인은 16일 울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골프 접대 혐의(뇌물수수)로 울산시 비서실장 등을 검찰에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다음 날 '비서실장이 한 차례 골프비용을 계산한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부실수사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골프 당일 계산 기록만 확인해도 알 수 있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모습은 어떻게든 사건을 엮어가려는 정치적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러니 공작·억지·표적수사 얘길 듣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경찰은 검찰에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면서 이런 내용도 언론에 알려 허위 피의사실도 공표했다"며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이에 대해 사과하고 수사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울산시당 박학천 대변인은 "경찰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비서실장의 반론을 비롯해 신용카드 결제 내역이나 골프장 전산 기록 등을 확인하지도 않은, 말 그대로 수사의 ABC조차 지키지 않았다"며 "골프 접대의 또 다른 혐의라고 하는 '골프 치고 나중에 비용을 돌려준 것'은 비서실장이나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이나 마찬가지로 비서실장이 유죄면 황 청장도 유죄"라고 비판했다.
황 청장은 지난해 9월과 12월에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인 송철호 변호사를 만난 일과 지난해 11월 경찰 협력단체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됐다. 한국당은 지난 3월 황 청장에 대해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울산시당은 김한태 대변인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 수사의 본질은 비서실장이 레미콘 업자를 선별 지원하고 1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겨준 혐의"라며 "골프 라운딩 비용을 누가 냈는지가 아니라 어떤 힘이 어떻게 작용해서 기존 업체를 밀어내고 특정 업체에 부당이득을 주었는가가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결과에 따르면 레미콘 공급권을 가져간 업체가 1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으면 상대업체도 그만한 손실을 본 것은 자명하다"며 "비서실장은 '골프 비용 한 번은 내가 냈다'는 하찮은 변명으로 수사에 물타기를 시도할 것이 아니라 시장 비서실 힘을 남용해 시장질서를 어지럽혔다는 데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산경찰청도 자료를 내고 "이번 사건은 시장 비서실장이 특정 업체의 청탁을 받고 시청 고위공무원과 공동으로 민간기업에 압력을 행사해 (특정 업체에)10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기게 한 것이 핵심이자 본질"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 사건에서 골프접대는 지엽적인 부분에 불과하다"면서 "세 번의 골프접대 중 한 번이 비서실장 카드로 결제한 사실이 부실수사의 근거라면,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꼬리로 몸통을 흔드는 격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법원의 유죄판단 기준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인 것처럼, 비서실장이 경찰 조사에서 본인의 카드내역을 제공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은 혐의 인정에 합리적 의심이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오히려 조사 당시에는 소극적 변명만 하다가 (사건을 송치한) 이제야 카드내역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경찰 수사를 흠집 내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공작·표적수사 운운하는데, 비서실장 주변의 부패비리 첩보에 따라 수사했고 그 일부가 종결된 것일 뿐이다"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부당한 공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경위를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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