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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싸움으로 번진 오바마 대통령 기념관 건립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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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싸움으로 번진 오바마 대통령 기념관 건립 사업
시민단체 "공식 대통령 기념관 아닌 민간 시설에 공공부지 사실상 무상임대, 법 위반" 제소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사업을 둘러싸고 벌어진 시카고 시와 시민사회 간 갈등이 결국 법정 싸움으로 이어졌다.
1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시민단체 '프로텍트 아워 파크스'(Protect Our Parks·POP)는 "유서깊은 시민공원 잭슨파크에 '민간시설' 오바마 센터가 들어설 수 없다"면서 이날 연방법원에 시카고 시와 공원관리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시카고 시와 공원관리국이 시민 자산인 잭슨파크에 대한 어떤 이권이나 권한도 오바마 재단에 넘길 수 없다"면서 "법원이 개입해 오바마 센터 건립 승인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POP는 소장에서 "공공 부지인 잭슨파크 땅 사용 권한을 비영리 민간단체 오바마 재단에 준 원래 목적은 미 국립 대통령 도서관이 입주할 것이란 사실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그 목적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오바마는 미국 대통령 기념관 전례를 깨고 오바마 센터를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시스템에 속하지 않은 민간시설로 건립, 독자적으로 관리·운영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 8년간 문서와 물품은 오바마 센터가 아닌 기존 NARA 시설에 보관된다.
POP는 "비정부 민간단체(오바마 재단)에 시민공원 이용 권한을 주는 것은 법 규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시카고 시와 공원관리국이 오바마 재단에 센터 부지를 거의 무상으로 임대해줄 방침인데, 관련 법상 공공신탁된 땅을 실질적인 대가를 받지 않고 빌려줄 수 없게 돼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은 시카고 도시계획위원회(CPC)가 오는 17일, 오바마 재단·시카고 공원관리국·시카고 교통국이 제출한 '오바마 센터 건립 부지 용도 변경' 및 '건립 계획 수정안'을 승인할 예정인 가운데 제기됐다.
CPC는 잭슨파크 내 8만㎡ 땅을 시카고 시가 오바마 재단에 장기 임대하는 계획도 최종 승인할 방침이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임대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거의 무상에 가까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이 시장으로 있는 시카고 시 의회는 앞서 2015년 시카고 공원관리국 소유의 잭슨파크 땅을 시카고 시에 넘겨 오바마 재단에 임대하는 조례를 승인했다. 하지만 오바마 센터 건립 설계안이 확대·변경돼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서는 CPC와 시의회의 재승인이 필요하다.
이번 소송과 관련, 시카고의 또다른 시민단체 '프렌즈 오브 더 파크스'(Friends of the Parks)도 성명을 내고 "같은 우려를 안고 있다"면서 "오바마 센터가 시카고 남부에 건립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미시간호변의 명소 잭슨공원이 아닌 저소득층 흑인 밀집지구의 워싱턴파크에 건립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오바마는 '잭슨파크' 내 약 8만㎡ 부지에 연면적 2만㎡ 규모의 현대식 석조 석물 3개 동을 짓고 '차세대 오바마 양성 센터'로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주민들을 소외시키고 불필요한 세금만 떠안긴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잭슨파크는 1974년 미 국립사적지로 지정된 곳이어서 미 국립사적지 보존법 및 국가환경정책법 위배 논란도 빚고 있다.
이외에도 오바마 측은 '개발과정에서 주민들을 소외시키지 않겠다'는 서약인 '지역혜택협약'(CBA)에 서명하기를 거부, 원성을 사고 있다.
오바마 기념관은 애초 작년 초 착공 예정이었으나, 시민단체와 주민 반발에 부딪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오바마 측은 늦어도 금년내 착공해 2021년 개관할 수 있기를 기대했으나 소송 제기로 새로운 난관에 직면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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