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석석곽분 있는 대구 구암동 고분군 사적 된다
5∼6세기 신라 지역세력 무덤 360여 기 밀집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고대 영남 지역을 다스린 신라와 가야에서 거의 나타나지 않는 독특한 무덤 양식인 적석석곽분(積石石槨墳·돌무지돌덧널무덤)이 확인된 '대구 구암동 고분군'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이 된다.
문화재청은 팔거평야가 보이는 대구 북구 함지산 서쪽 능선에 있는 5∼6세기 신라 지역세력 무덤 360여 기를 묶어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대구 구암동 고분군은 구릉 능선을 따라 지름 25m가 넘는 대형 무덤 7기와 지름이 15∼25m인 무덤 34기가 있고, 경사면에 소형분이 배치됐다.
이곳에서는 1975년 56호분과 2015년 1호분 발굴조사를 통해 적석석곽분이 드러났다.
적석석곽분은 지면 아래에 구덩이를 파고 나무 덧널을 조성한 뒤 돌을 쌓아올리는 신라의 대표적 고분 양식인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돌무지덧널무덤)과 달리 구덩식 돌덧널을 매장시설로 마련하고 그 위에 다시 돌을 올려 봉분을 만드는 형태다.
1호분은 시신이나 부장품을 두는 매장주체부를 주곽(主槨·으뜸덧널)과 부곽(副槨·딸린덧널)으로 나눠 11자로 형태로 나란히 조성하고, 이어 북동쪽과 남서쪽에 또 다른 무덤을 축조한 연접분으로 확인됐다.
무덤 내부에서는 긴목 항아리, 굽다리접시 등 삼국시대 토기 230여 점과 은제 관모 장식, 은제 허리띠, 귀걸이 같은 신라 수장급 묘에서 나오는 유물이 출토됐다.
이에 대해 지정조사에 참여한 관계자는 "무덤 내부는 구덩식 석곽으로 하면서도 봉분은 경주 왕릉처럼 만든 것은 지역 정치체 유력자들이 고유한 묘제를 사용하면서도 경주 고분을 지향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반도 고대사와 고분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 구암동 고분군은 고대 지역집단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드문 유적"이라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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