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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포퓰리즘 정당 간 연정협상 '막판 진통'으로 타결 지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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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포퓰리즘 정당 간 연정협상 '막판 진통'으로 타결 지연(종합)
총리 후보 아직 선정 못해…오성운동 "며칠 더 필요" vs 동맹 "중대 이견"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여겨졌던 이탈리아의 두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동맹 간의 연정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으며 지연되고 있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총리 후보는 아직 인선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총선에서 나란히 약진한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14일 오후(현지시간) 로마 대통령궁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을 차례로 면담한 뒤 두 정당의 공동 정부 구성을 위해서는 아직 협의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디 마이오 대표는 대통령 면담 후 기자 회견에서 "동맹과의 정부 구성 협상을 완결짓고, '변화의 정부'를 출범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대통령에게)전달했다"고 말했다.
디 마이오 대표는 "며칠이 더 걸리는 이유는 우리는 (단기간이 아닌)향후 5년 간 지속될 국정 프로그램에 대한 협약을 작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동맹과의 정부 구성안이 도출되면 이를 온라인 투표에 부쳐 오성운동 당원들의 추인을 거쳐야 하는 것도 시간이 더 필요한 이유라고 부연했다.
디 마이오 대표는 아울러 "우리는 대통령에게 오성운동과 동맹이 구체적인 국정 프로그램에 기초한 독일식 연정 협약을 맺는 데 있어 많은 진전이 있었음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두 정당이 합의에 이른 사항은 연금개혁안 폐지, 쓰레기 문제 해결과 부패 척결, 탈세범 투옥 등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관심을 모았던 총리 후보 선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누가 총리가 될지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하지 않았고, 살비니 대표와의 합의 아래 (당분간) 총리 후보의 이름도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총리 후보로는 일단 디 마이오 대표와 살비니 대표 모두 선택지에서 제외된 대신, 두 당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제3의 인물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오성운동과 동맹은 지난 10일부터 본격적으로 연정 구성을 위해 얼굴을 맞댄 이래 로마와 밀라노를 오가며 마라톤 협상을 진행, 핵심 국정 프로그램에 대한 실질적인 합의에 도달하고, 차기 총리 후보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이런 까닭에 이날 디 마이오 대표와 살비니 대표와의 면담을 마친 후 마타렐라 대통령이 총리를 지명, 수일 내로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부가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면담이 종료된 직후 당초 예상과는 달리 두 당의 연정협상 분위기가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기류가 감지됐다.

특히, 살비니 동맹 대표는 오성운동과의 연정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견해 차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좀 더 직접적으로 표출했다.
디 마이오 대표에 이어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난 살비니는 면담 후 기자들에게 "양측이 모든 것에 대해 동의했다고 말하는 것으로 대통령과 이탈리아 국민을 속이고 싶지 않다"며 "몇몇 중요한 이슈들에 있어 있어 중대 이견이 존재한다"고 시인했다.
그는 시각차가 존재하는 현안으로 난민 문제, 유럽연합(EU)과의 관계 설정, 사법 개혁 문제, 사회간접 자본에 대한 새로운 재정 지출 등을 꼽으며 "우리는 이런 차이들을 극복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난민 문제와 안보 문제에 있어 재량권을 원한다며 "새 정부는 (우리의 공약을)실현할 수 있을 경우에만 출범할 수 있다. 이게 불가능하다고 여겨질 경우 (협상을)멈출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그는 "최근에 우리 당의 지지율 상승세를 고려하면 재투표를 치르는 게 당의 이익을 위해서는 낫다. 하지만, 우리는 정부를 조속히 출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오성운동의 양보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이탈리아에 광범위하게 퍼진 반(反)난민 정서를 등에 업고 총선에서 약진한 동맹은 집권 시 이탈리아에 체류하는 불법 난민 일괄 송환을 공약으로 제시한 것에서 나타나듯 오성운동에 비해 난민과 이민자 문제에 있어 훨씬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동맹은 아울러, 이탈리아의 국익을 위해서는 유로화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등 EU에 적대적인 감정도 숨기지 않고 있다.
유로존 탈퇴를 주장해온 과격한 창립자 베페 그릴로를 2선으로 후퇴시키고, 온건한 성향의 디 마이오를 새 대표로 내세운 오성운동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오랜 당론을 변경해 EU에 좀 더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동맹 역시 오성운동과의 정부 구성안이 타결되면, 이의 승인 여부를 주말 당원 투표를 통해 가릴 예정이다.
한편, 대통령궁 관계자는 "마타렐라 대통령은 (오성운동과 동맹의)연정 구성을 방해할 생각이 없다"며 두 정당이 요청한 대로 필요한 시간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4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빈곤한 남부의 몰표에 힘입어 약 32%를 득표, 단일 정당 가운데 최대 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난민 정서를 등에 업고 17%가 넘는 표를 얻은 동맹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득표율 17%)를 제치고 우파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오른 바 있다.
지난 5년 간 정부를 이끌었던 중도좌파 민주당은 기성 정당에 대한 심판 기류 속에 19%를 득표하는 데 그쳐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했다.
동맹이 포함된 우파연합은 37%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으나,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이탈리아는 정부 구성을 위해서는 정당들 간 합종연횡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2개월 넘게 각 정당의 연정협상이 답보에 빠지자, 오는 7월 하순에 재선거에 돌입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으나 지난 9일 오성운동과 동맹 사이의 연정협상에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두 정당의 연정 논의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오성운동과 동맹의 결합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하면서다.
오성운동은 '부패의 상징'인 베를루스코니와는 함께 정부를 꾸릴 수 없다며, 살비니 대표에게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결별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살비니 대표가 이를 계속 거부해 양측의 연정 협의는 물꼬를 트지 못했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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