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대회 우승 상품이 굴삭기? 트랙터·송아지까지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16일부터 닷새동안 강원도 춘천 라데나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챔피언은 우승 상금 1억7천500만원을 받는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우승 부상으로 굴삭기 1대를 받는다.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공동 타이틀 스폰서를 새로 맡은 두산인프라코어가 내놓은 상품이다.
작년까지 두산중공업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던 이 대회는 올해부터 두산인프라코어, ㈜두산, 두타몰이 공동으로 스폰서를 이어 받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KLPGA 최정상급 선수들과 두산인프라코어가 만드는 건설기계는 섬세하면서도 파워풀하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우승 상품을 굴삭기로 내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우승자가 받게 될 굴삭기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10월 국내에 출시한 DX35Z-5 미니 굴삭기다. 선회 반경이 2m 가량으로 도심 골목과 건물 실내 등 좁은 공간 작업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가격은 대략 3천만원 중반이라고 한다.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는 '미니'라지만 무게가 3.5t이나 나간다. 면허가 없으면 운전도 할 수 없지만 선수들은 사양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프로 골프 대회에서 부상으로 받은 상품은 대개 '현금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동차나 장신구, 시계 등은 직접 쓰거나 가족에게 선물하는 경우도 있지만 도저히 보유할 수 없는 상품도 많아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존디어클래식은 우승자에게 트랙터 1대를 부상으로 준다. 미국 최대의 농기계 전문 기업 존디어의 간판 상품이 트랙터다. 그렇지만 역대 우승자 가운데 트랙터를 집으로 가지고 간 선수는 아직 한명도 없다. 받는 세리머니만 하고 나중에 돈으로 받았다.
일본 남녀 대회는 이색 부상이 많다.
일본여자프로골프 CAT 레이디스 토너먼트도 우승자에게 굴삭기를 부상으로 준다. 이 대회 타이틀스폰서 '캐터필라'는 세계 굴삭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이보미(30)도 굴삭기를 받았다. 물론 이보미도 굴삭기를 집으로 가져가지는 않았다.
신지애(30)는 2009년 일본여자프로골프 요코하마타이어 PRGR레이디스컵우승 부상으로 소 한마리를 받아 '현금화'했다.
일본프로골프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도 우승자에게 미야자키 특산 육우인 와규(和牛) 한마리를 선물한다. 다만 우승자가 원하면 한마리를 부위별로 해체해 냉장 또는 냉동육으로 배달해주기에 굳이 현금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 선물하는 와규 한마리는 약 9천만원이나 나간다.
김형성(38)은 2013년 일본프로골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컵라면 3천650개를 부상으로 받았다. 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컵라면 회사가 10년 동안 매일 컵라면 1개씩 먹을 수 있도록 내건 상품이었다. 김형성은 컵라면을 모두 일본 각지의 보육원 등에 기부했다.
이밖에 코카콜라 1년치, 그랜드 피아노, 요트, 2천만원 짜리 웨딩 상품권, 수제 카우보이 부츠, 서프보드 등 골프 대회 우승자에게는 다양한 이색 상품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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