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 특검, 트럼프 취임식 기부금-러시아 연관성 조사"
ABC방송 "참고인 조사…러시아 스캔들 수사범위 확대"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미국의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위원회가 모금한 수백만 달러의 기부금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고 ABC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BC방송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특검팀이 참고인 몇 명을 불러 기부금과 관련한 조사를 벌였으며, 특히 이 기부금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과 연관이 있는지 물었다고 전했다.
특검팀이 조사한 참고인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토머스 배럭을 비롯해 거액의 취임식 자금 모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이 포함됐다.
배럭은 중동에서 부동산과 사모펀드로 수억 달러의 펀드를 운용하는 억만장자로, 1억700만 달러(약 1천813억 원)에 달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모금을 관장했다. 이같은 액수는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때보다 배 이상 많은 것이다.
특검팀은 참고인들에게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돈을 낸 기부자들, 특히 미국인 사업가인 레너드 블라바트니크, 앤드루 인트라터 등이 러시아, 사우디, UAE, 카타르와 사적 연관이 있는지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바트니크는 미국과 영국 이중 시민권자로, 러시아와 깊은 사업적 유대를 가진 인물이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회사 '액세스 인더스트리'를 통해 트럼프 취임식 준비에 총 100만 달러(약 10억6천만 원)를 기부했다.
또 인트라터는 러시아 레노바 그룹 회장인 빅토르 벡셀베르크의 사업 동료로, 레노바와 깊은 관계가 있는 회사인 콜럼버스 노바를 미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FEC에는 인트라터가 지난해 1월 초 트럼프 취임 위원회에 25만 달러(약 2억6천만 원)를 기부한 것으로 돼 있다. 인트라터와 벡셀베르크는 트럼프 취임식에도 직접 참석했다.
벡셀베르크는 이미 뮬러 특검의 조사를 받은 인물로 뉴욕타임스가 이달 초 보도한 바 있다. 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에게 러시아 연관 자금이 흘러갔다는 외신 보도들이 나왔을 때도, 코언에게 자금을 대 준 기업인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하다.
ABC방송은 이들이 왜 뮬러 특검팀의 조사 대상이 됐는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이들을 소환 조사했다는 것은 특검팀이 러시아 스캔들의 수사범위를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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