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해봐" 신선이 머무는 곳 방선문 축제 개막
13일까지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신선님 저희 소원 들어주세요!"
국가명승 제92호인 제주시 오라동 방선문(訪仙門)을 무대로 한 문화예술축제가 12일 개막했다.
올해 15회째를 맞는 방선문 문화예술축제는 '신선이 머무는 곳, 방선문!'이란 주제로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영구춘화'를 만끽하며 풍류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13일까지 이틀간 선사한다.
이날 오후 길트기로부터 시작한 축제는 신선을 깨우는 북소리 '난타공연'과 소원 말하기 대회 등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가족의 건강과 행복 등 저마다 다양한 소원을 공유했고, 촛불을 들어 방선문에 잠시 들린다는 신선에게 소원을 빌기도 했다.
오후 3시에는 제주도민 무사안녕 기원제와 선비들의 시낭송, 신을 위한 향연 오카리나 연주 등이 이어지면서 축제를 찾은 관광객과 주민들의 많은 호응을 끌어냈다.
둘째 날에는 풍류를 즐기던 옛 목사의 행차를 재현한 '제주목사의 영구춘화 봄나들이'와 신선 찾아가는 길 걷기 행사를 한다.
걷기 코스 중간에 가야금·장고·대금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작은음악회를 마련, 참가자들이 4.7㎞ 숲길을 걸으며 힐링할 수 있도록 했다.
부대행사로는 학생·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방선문 장원급제, 솔방울 소원지 달기, 신선과 바둑·오목 한판, 어린이 물물교환 장터가 열린다.
축제위원회는 방문객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축제 기간 KBS제주방송국 후문에서 방선문 축제장 입구까지 무료 셔틀버스(12일 12시 30분∼18시, 13일 9시 30분∼17시, 20분 간격)를 운행한다.
방선문 계곡은 제주시로 흐르는 한천의 상류 지점으로 다채로운 모양의 바위들과 절벽이 절경을 이룬 곳이다.
전설에 따르면 백록담에서 선녀들이 목욕하는 동안 한라산 신선이 잠시 자리를 피하려고 방선문을 방문한다고 전해진다.
봄철 방선문 계곡에 피어난 영산홍 등 봄꽃들이 계곡 물에 비쳐 주변이 온통 꽃으로 덮인 아름다운 모습을 '영구춘화'(瀛丘春花)라고 부르며 제주를 대표하는 10대 절경인 '영주십경'(瀛州十景)의 하나로 꼽는다.
주변 커다란 바위에는 이곳을 다녀간 문인, 묵객들이 새겨놓은 글이 곳곳에 있어 자연경관과 더불어 역사문화의 요소를 간직한 복합유산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2013년 방선문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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