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발생…쿠르드족 20명, 터키 정부와 관련자 상대 소송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지난해 5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터키 대통령 경호원들이 쿠르드족 시위대를 마구 폭행해 큰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 터키 정부 측이 소송을 당했다.
당시 워싱턴의 주미 터키대사 관저 앞에서 폭행을 당한 시위대 20명은 관련자 5명과 터키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부분이 쿠르드족인 피해자 15명은 이날 지방법원에 당시의 부상과 관련해 소송을 냈다. 다른 5명의 피해자도 이달 초 터키 정부를 상대로 1억 달러(1천70억 원) 이상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터키 보안요원과 동조자들의 공격은 고소인들뿐만 아니라 평화로운 집회의 권리가 있는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직접적이고 잔혹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동영상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이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경호원들은 어린이를 동반한 여성과 60대 남성들이 포함된 시위대에게 발이나 주먹으로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
이로 인해 중상자 2명을 포함해 최소 9명이 다쳤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차량에서 나와 경호원들의 무자비한 폭력 행사를 방관하듯 한참이나 지켜봐 국제적으로 지탄을 받았다.
당시 관저 밖에서는 주로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로 구성된 시위대가 시리아 내 쿠르드계 정치세력인 민주동맹당(PYD) 깃발을 들고 있었다.
터키 정부는 PYD가 터키 쿠르드족의 분리독립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PYD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당시 미국 경찰과 국무부는 평화적 시위에 대한 공격이라며 유감을 표시했고, 미국 상원의원들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폭력 행위를 강하게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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