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북미회담 포괄적 합의 가능성…관건은 비핵화검증"
한반도 전문가들 서면인터뷰…"北 비핵화 속내 의문이지만 희망한다"
"싱가포르, 가장 중립적 장소…김정은엔 가장 먼 거리"
(뉴욕·워싱턴 =연합뉴스) 이준서 이해아 특파원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1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대체로 '신중한 낙관론'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 자체만 놓고 보면 한반도 비핵화라는 역사적인 선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향후 비핵화 검증 과정에 달렸다는 전망이다. 싱가포르를 회담 장소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북미 양측의 입장이 맞아떨어지는 중립적 선택지로 평가했다.
미국평화연구소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성공적이고 역사적인 회담이 될 것"이라며 "비핵화와 평화에 대한 폭넓은 합의, 북미 양측의 즉각적인 양보, 한층 가속화된 이행 시간표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호양보의 사례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과 '한미군사훈련의 핵전략 자산 동원중단'을 제시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도 "궁극적인 비핵화 이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관적이지만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성공적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매닝 연구원은 이어 "북한으로서는 핵무기 및 중장거리 미사일 폐기, 미국으로서는 북한 체제보장 및 정치·경제적 혜택 제공이라는 원칙적인 수준의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마이클 그린 아시아 담당 선임 부소장은 "언뜻 역사적인 선언을 내놓고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측면에서는 딱히 진전이 없는 회담으로 끝나지 않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대북 억제 또는 최대압박 정책을 너무 빨리 완화하지만 않는다면, 비핵화로 나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실제 의도를 정확하게 알 수 없으므로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김 위원장이 체제보장을 위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됐다면 동북아 번영의 중요한 진전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선언적인 약속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의 성과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넷 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회의적이지만 최소한 희망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담 장소를 싱가포르로 결정한 것은 여러 측면을 고려한 중립적이고 실용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린 부소장은 "싱가포르는 북미 모두에게 안전한 장소"라며 "보안이 최고 수준인 데다 미디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실제 성과보다도 퍼포먼스에 더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북미 정상에게는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그린 부소장은 덧붙였다.
엄 연구원도 "싱가포르는 중립적이고 상대적으로 북한에서도 가깝다"면서 "북미 정상의 신변안전과 미디어를 위한 기반시설도 갖춰져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김 위원장이 북한 지도자로서는 가장 먼 지역을 방문하는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엄 연구원은 덧붙였다.
베넷 연구원도 "싱가포르는 북한 항공기의 운항범위에서 가장 먼 지역일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을 위해서는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장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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