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미국의 거대 유통 기업 월마트가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거침없는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일 인도 일간 파이낸셜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월마트는 전날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플립카트(Flipkart)를 160억 달러(17조1천600억 원)에 지분 77%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종전에 플립카트의 최대주주였던 소프트뱅크는 자신이 가진 지분 22.3%를 모두 월마트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전자상거래업체 인수 사상 최고액으로 알려진 이번 인수 계약 내용은 지난 4일 언론을 통해 전해진 '150억 달러에 75% 지분 인수'보다 월마트의 인수 가액과 지분이 더 커진 것이다. 이로써 플립카트의 회사 가치도 지난해 120억 달러에서 208억 달러로 올라가게 됐다.

아마존에서 일하던 두 인도인 대학 친구가 2007년 설립한 플립카트는 인도 온라인쇼핑몰 시장에서 아마존 인디아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플립카트의 지난 회계연도 매출액은 46억 달러로 월마트의 연간 매출액 4천858억 달러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월마트는 13억 인구를 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이 앞으로 5년 이내에 세계 5위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미 플립카트는 인도에서 1억 명의 사용자와 10만 명의 판매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번 월마트의 인수와 투자로 그 수는 더 빨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월마트는 이에 그치지 않고 현재 인도 내 21곳에 둔 도매 매장을 4∼5년 이내에 50곳 더 열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크리시 이어 월마트 인디아 사장은 이날 인도 언론과 간담회에서 올해 5개 매장을 열고 내년부터는 속도를 높여 매년 12∼15개 매장을 새로 여는 등 인도 오프라인 시장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는 다만 인도 정부의 소상인 보호 정책 때문에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대형 소매점은 아직 인도에 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힌두 우익단체인 스와데시 자르간 만치는 이번 월마트의 플립카트 인수가 소매점 분야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제한 규정을 우회하려는 전략이라며 정부가 개입해 이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서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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