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허위 재무제표, 국가경제발전 저해 죄질 나빠"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매출액을 부풀려 수십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중소기업 대표가 국민참여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안성준 부장판사)는 지난 8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주식회사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중소기업체 A사 대표 김모(56)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김씨는 2013년 9월 매출 등을 허위로 기재한 투자신청서를 투자회사인 B사에 제출해 투자금 60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투자신청서에 2012년 회사 매출과 당기순이익을 각각 315억6천300만 원, 14억4천300만 원으로 적었다. 하지만 A사의 실제 매출액은 302억 원, 당기순이익은 7억9천만 원이었다.
B사의 투자 결정에 따라 투자운용을 맡은 C 은행은 2014년 3월 A사의 주식 100만 주를 1주당 6천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인수대금 60억 원을 A사에 지불했다.
김씨의 변호인 측은 "A사가 가진 특허 등 기술력을 기초로 투자 결정을 했을 뿐 과다계상된 매출액의 비율이 미미하다"며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을 위해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했던 것이어서 B사를 속일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사기 혐의에 대해 배심원 6명은 유죄, 1명은 무죄로 판단했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는 만장일치로 유죄를 평결했다.
재판부는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는 행위는 시장의 불안을 야기하고 거래를 위축시켜 국가 경제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로 죄질이 나쁘다"며 "사기범행으로 입은 피해액 대부분이 회복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투자 결정이 A사의 기술력이나 사업 전망에도 근거해 이뤄진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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