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종학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 신축적으로 판단해야"
취임 6개월 인터뷰…"최저임금 인상 혜택 중기·소상공인에 돌아갈 것"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이유미 기자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과 관련해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10일 서울 종로구 장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해도 되겠느냐'는 질문에 "문재인 정부가 공약했지만,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무조건 지키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올해 최저임금을 16.4% 올렸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며 최저임금 인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홍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서민경제에 돈이 돌아서 중소기업에 임금 인상 여유가 생길 수도 있지만, 마이너스적 요인이 많아서 중소기업에 부담이 간다면 인상 폭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이 된 지 4개월이 됐고 인상된 임금이 지급된 것은 2개월이 조금 넘었다"며 "그 돈이 돌고 소비로 이어지면 가장 큰 혜택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저성장·양극화라는 시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경제의 추세를 바꾸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이고 그 중심에 중소벤처기업부가 있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유일하게 장관급 부처로 승격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초대 장관으로 지난해 11월 임명돼 오는 21일 취임 6개월을 맞는다.
그는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을 거쳐 19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경제 전문가이다.
다음은 홍 장관과 문답 요지.
-- 곧 취임 6개월을 맞는 소회는.
▲ 문재인 정부의 핵심부처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지난 5개월여간 노력해왔다. '중소기업 중심 경제'라는 구상이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어서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다. 과거 정부로부터, 과거 방식으로부터 탈피하는 것이 저희의 일이다. 그런 점에서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 취임 이후 주요 성과 3가지를 꼽아 달라.
▲ '공정경제'를 위해 지난 1월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대책을 마련한 것이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혁신성장'을 위해 벤처 생태계를 민간 주도 방식으로 바꾸기 위한 정책을 내놨다. '일자리와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해선 최저임금 인상 과정에서의 중소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나 강제 없이 민간 주도 성장이 가능할까.
▲ 강제하면 민간 경제의 창의성이 발전하기 어렵다. 벤처캐피탈 시장의 경우 민간과 정부의 영역을 명확히 하고 주도권을 민간에 넘겨주는 것이 맞다. 이를 통해 2000년대 벤처 붐을 다시 일으키는 것이 목표다.
--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 인상 폭 만큼 올려도 될까.
▲ 지켜보고 있다.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저희가 공약을 했지만,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무조건 지키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중소기업에 부담이라면 인상 폭을 조정해야 한다.
--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대한 입장은.
▲ 부정기 상여금(명절 상여금 등 특별 상여금)이나 숙식비도 산입범위에 포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 방안은.
▲ 중소기업 스마트공장을 전면적으로 확대해서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고용 지원금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 기간도 기존 3개월에서 더 늘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 남북 경제협력이 중소기업에 어떤 도움이 될까.
▲ 중소기업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다. 대기업이 사업 관련 큰 계획을 세울 순 있지만 실제로 사업을 수행하는 건 전부 중소기업일 것이다. 남북경협의 80% 이상 수혜는 중소기업에 돌아갈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 중기부가 구상하는 남북 경협 방향성을 소개해달라.
▲ 북한이 최근 강조하는 것이 북한 내부 산업을 부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경공업 이야기가 여러 차례 나왔다고 들었다. 북한 내부의 그런 방향성과 중소기업이 잘 맞아 떨어질 것이다. 그런 쪽으로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폐쇄 이후 받은 경협 보험금을 반환하는 게 입주기업에 부담이다. 중기부가 중재할 역할이 있을까.
▲ 저희가 해야 한다. 경협이 재개됐을 때 그런 부분이 신속히 처리되도록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 개성 연락사무소가 설치되면 중기부 인력도 파견할 수 있나.
▲ 그렇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모든 수단이 중기부에 있으므로 중소기업이 북한에 진출하면 저희가 당연히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복합쇼핑몰 등 제재 방침을 밝혔는데 구체적 방안이 나왔나.
▲ 검토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휴업이 과연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 자료에 의해 의사결정을 하려고 한다.
-- 규제 완화를 위한 노력을 소개해달라.
▲ 중소기업 한 업종에 걸린 모든 규제를 한자리에 모아 한 번에 해결하는 규제 개혁 끝장캠프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규제를 일괄 타결하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중소기업옴부즈만이 하나씩 관리·해결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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