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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보다폰, 케이블TV 업체 리버티글로벌 인수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영국의 대형 통신업체인 보다폰이 9일 케이블업체 리버티 글로벌을 184억 유로(23조5천6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버티 글로벌은 독일을 포함한 유럽 각국에서 케이블TV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충분한 의결권을 보유한 미국의 억만장자 존 말론이 이 회사의 경영을 좌우하는 사실상의 오너다.
소식통들은 보다폰이 이번 거래를 통해 독일의 케이블 TV 업체인 유니티미디어, 루마니아와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 3개국의 케이블 TV 업체를 확보하게 된다고 전했다. 리버티 그룹이 소유한 영국의 버진 미디어는 협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폰은 독일과 동유럽 3개국에서 독자적 사업체를 두고 리버티 글로벌과 경쟁하고 있었던 만큼 중복되는 자산을 얻은 셈이다. 이번 거래는 영국과 벨기에, 폴란드, 스위스의 자산도 포함하는 전면적인 인수·합병(M&A)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지만 리버티 글로벌로부터 상당 부분의 자산을 인수함에 따라 T-모바일을 앞세워 유럽 대륙의 주도적 통신업체로 자리를 잡고 있는 도이체텔레콤을 따라잡는 데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말론 회장은 케이블TV 부문에서 도박성이 강한 국제 인수·합병을 거듭해 '케이블 카우보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리버티 글로벌의 자산 중 상당 부분을 보다폰에 넘기면서 유럽 대륙에서는 퇴각하는 모양새다.
리버티 글로벌은 지난해 12월 오스트리아의 자산을 도이체텔레콤에 19억 유로에 매각하기로 합의했고 스위스의 자산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보다폰의 리버티 글로벌 인수는 사업 여건이 악화하면서 유럽 통신업계가 재편을 모색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유럽의 통신업체들은 성장률이 떨어지는 데다 데이터 로밍·문자 메시지와 같은 주력 매출원이 쇠퇴하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심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전면적인 광통신망, 5세대(5G) 통신망을 설치하느라 수십억 유로를 투자해왔다. 통신망의 업그레이드는 덩치를 키울 필요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고 투자자들도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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