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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병원에 실려온 어린이·여성…영상으로 확인한 5·18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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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병원에 실려온 어린이·여성…영상으로 확인한 5·18 참상

영상으로는 첫 고증…5·18기록관 "진실 규명할 퍼즐 조각"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1980년 5월 광주국군통합병원 병상에서 치료받는 어린이와 여성들의 모습이 흑백 영상에서 확인됐다.
사진이나 구술이 아닌 영상으로 5·18 민주화운동 당시의 처참했던 모습이 처음으로 확인된 셈이다.
9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공개한 72분 분량 흑백 영상은 1980년 5월 광주국군통합병원 병동 상황을 2분가량 담고 있다.

영상에는 어린이, 중년에 접어들었거나 갓 스무 살을 넘긴듯한 여성 등 많은 시민이 군 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고통을 이겨내지 못해 몸부림치거나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초점 잃은 눈동자로 허공을 응시하는 청년들도 병상 한편에 누워있다.
1980년 5월 광주국군통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는 민간인 321명, 군인 115명 등 모두 436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군인 신분임에도 위험을 무릎 쓰고 민간인 치료에 나선 병원장은 김연균 광주시의사회 고문이다.

김 고문은 올해 3월 발간한 '5·18 의료활동 제2권'에서 환자 대부분을 상무대에서 옮겨왔다고 밝혔다.

그는 상무대에서 고문 등으로 고통받는 시민을 통합병원으로 옮겨와 일부러 치료했다고 수기를 통해 증언했다.
김 고문은 "(상무대에서 시민들이) 너무나 폭도가 되니까 병을 만들어 입원시켰다"라며 "왜냐하면 통합병원 군의관들이 전대, 조대 출신들이 많았다. 고향 사람이니까 친척을 알고 군의관 누구 알고 다 할 것 아닙니까. 그래서 다 빼내고 도와주고 그런 것이다"고 설명했다.
당시 치료한 군인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총상 환자들이었다"라며 "아군끼리 한 것이 압도적이었다"고 부연했다.

5·18기록관은 이 흑백 영상이 5·18 왜곡 세력의 역사도발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사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록관은 총 3권(롤)을 합산한 영상에 여러 국내외 기자들이 등장하는 만큼 신군부 언론통제 때문에 지금껏 공개되지 않은 또 다른 영상도 존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의갑 5·18기록관장은 "오늘 공개한 영상은 흩어진 증거와 기록물, 증언을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5·18 진실을 규명하는 퍼즐 조각이 될 제보를 기다린다"라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제공]

h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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