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트럼프 이란 발표 경계 하락 출발
(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관련 결정 발표를 기다리면서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38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63포인트(0.13%) 하락한 24,326.69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58포인트(0.17%) 내린 2,668.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11포인트(0.19%) 낮은 7,251.10에 거래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2시 내놓겠다고 예고한 이란 핵 합의 관련 미국의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
원유 시장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 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부활시킬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전일 "우리가 JCPOA에서 원하는 것들을 비(非) 미국인들이 충족시키고 보장해줄 수 있다면 미국의 탈퇴는 골칫거리를 없애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해 미국의 협정 파기를 대비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부통령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떤 가능한 시나리오에도 준비돼 있다"며 "미국이 합의를 위반한다면 다시 이 나라(미국)와 협상하는 것은 순진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 파기와 제재 부활은 국제유가의 상승과 에너지 관련 주식의 강세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란에 대한 제재 전망으로 전일 201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WTI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공언한 12일보다 빨리 결정을 발표한다고 밝히자 70달러 선 부근으로 반락해 횡보하는 중이다.
이란 제재 부활 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이미 이를 기대하고 대폭 쌓인 원유 매수 포지션을 고려하면 뉴스에 따른 차익실현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의 결정에 따른 주가의 반응은 더 복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가 오르면 에너지 관련 기업 주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을 자극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걱정을 키울 가능성도 크다.
이란에 대한 제재 재개로 중동지역 전반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는 데 따른 위험회피 심리의 확산도 고려해야 한다.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위험 등 정치적인 이슈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날 아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무역분쟁과 북한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요 의제는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는 무역과 관계와 신뢰가 구축되고 있는 북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간 무역협상 관련 낙관론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이지만, 반대 요소도 등장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4월 무역통계를 보면 대미 무역흑자가 221억9천만 달러로 전월 154억3천만 달러보다 43.8%나 증가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흑자 감축 요구 등이 더욱 강해질 수 있는 요인이다.
개장 전 거래에서는 테마파크 운영 기업 씨월드 주가가 1분기 매출과 방문객 수가 금융시장의 예상을 넘어선 데 따라 10%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이 발표한 지난 4월 미국 소기업들의 경기 낙관지수는 전월 104.7에서 104.8로 상승했지만, 시장 전망보다는 부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104.9였다.
개장 이후에는 노동부가 3월 채용공고 지표를 발표한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의 매파적인 발언도 이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스위스에서 열리는 콘퍼런스에 참석해 2015년 12월 이후 기준금리를 여섯 차례 인상했지만, 미국의 금융 여건이 여전히 완화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협정을 파기할 가능성이 큰 만큼 변동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핸텍마켓의 리처드 페리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며 "(핵 협정 파기는)중동지역의 안정을 해질 수 있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도입하면 중국과 러시아 등 친이란 국가와의 무역 갈등도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 발표 경계로 소폭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12% 내렸다.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90% 하락한 70.09달러에, 브렌트유는 0.54% 내린 75.81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00% 반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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