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베트남대사 "친미외교관 안 나서서 남북회담 성공" 발언 논란
외교부 "내부적으로 필요 조치해"…주의 촉구 또는 경고 시사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김도현 신임 주베트남 대사가 4·27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이 '친미 성향' 외교관들의 역할이 적었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외교부로부터 사실상의 경고를 받았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 대사의 발언에 대해 질문받자 "김도현 대사가 초임 공관장으로 며칠 전에 부임했다. 앞으로 언론 인터뷰 등을 가질 기회가 많을 것으로 생각돼 내부적으로 필요한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필요한 조치'에 대해서 노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말하는 건 자제하겠다"고 했지만, 경고 또는 주의 촉구 성격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대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대다수 외교부 인사들은 미국한테 잘 보여야 출세한다거나 미국에 찍히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잘 된 것은 친미적인 외교관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또 "예전 동맹파 같았으면 미국 비위를 거스를 만한 이런 얘기를 꺼내지 말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도 소위 자주파라는 깨인 외교관들의 인식이 있어서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변화를 끌어냈다고 본다"며 "기존 관성대로 따라갔으면 한반도에 전쟁이 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교관 생활을 거쳐 삼성 임원으로 재직한 바 있는 김 대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부 안에 이른바 자주파-동맹파의 갈등이 있었을 때 '자주파'로 분류됐던 대표적 인사 중 한 명이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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