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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발표지연 사연있나…북 고위인사 방중설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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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발표지연 사연있나…북 고위인사 방중설 '촉각'

트럼프 '정중동' 극적효과 노리나…트윗서 이란핵협정 주역 케리만 겨냥
미 정보당국, 북 인사 방중상황 면밀주시…미 행정부내 '강온충돌' 관측도
미 비핵화 조건 상향조정에 북 반발기류 감지…양측 사전조율 기싸움 고조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세기의 담판'이 될 북미정상회담의 구체적 날짜와 장소 발표가 지연되면서 그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5일(현지시간) 이틀 연속 날짜와 장소 결정 사실을 확인하며 "곧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지 않으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몇 건의 트윗을 올렸지만, 북미정상회담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으며 '뜸 들이기'를 이어갔다.
특히 북한 고위급으로 추정되는 인사의 방중 소식이 타전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미확인 회동설'까지 돌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일정 없이 '정중동' 행보를 보여 '폭풍전야'를 방불케 했다. 평소 가장 나쁜 협상이라고 비판해온 '이란핵협정(JCPOA)'의 주역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의 'JCPOA 살리기' 활동을 맹비난하는 트윗을 올린 것을 두고는 "북한과 쉬운 비핵화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리얼리티쇼 진행자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이 극적 효과를 노리며 실제 예고보다 시간 끌기를 해온 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9일 시리아 사태와 관련, "24∼48시간 내 중대결정"을 최후통첩했지만, 실제 공습을 감행한 건 나흘 후인 13일 밤이었다.
앞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직후인 지난해 11월 말 "추가적 중대 제재를 오늘 단행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흐지부지됐고 실제 사상 최대의 제재가 발표된 건 2월 들어서였다.
하지만 물리적 시간표상 북미정상회담 관련 발표를 마냥 미루기 힘든 상황에서 뭔가 사연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 속에 워싱턴 외교가도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이다.
이는 미국 측이 기존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보다 강도 높은 'PVID(영구적이며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새 목표를 언급하는 한편 폐기 대상으로 생화학무기까지 포괄하는 대량파괴무기(WMD)를 거론하는 등 '허들'을 높이면서 북미 간 기 싸움이 가열되는 듯한 흐름이 연출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 북한 측은 외무성 대변인 발로 공개적 반발에 나섰고, 이와 맞물려 양측간 사전조율에 이상기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비핵화 눈높이가 더 높아진 걸 두고는 협상 카드용이라는 분석과 행정부 핵심부 내 강온파간 주도권 싸움의 산물이라는 분석이 혼재하고 있다.
"채널 고정!"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임박한 듯 보였던 미국인 억류자 송환도 아직 최종 매듭이 지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북한 고위 인사의 방중 소식이 긴장을 더 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분위기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발탁 직후인 지난 3월 말 중국을 깜짝 방문, 북·중 관계 개선을 통해 정상회담 국면에서 협상력 확보를 위한 승부수를 던진 바 있다.
이 시점에 북한 고위 인사가 방중했다는 것 자체가 북미정상회담 준비와 맞물려 긍정적 신호로는 읽혀지지 않는데다 만약 김 위원장이 한 달여 만에 중국을 또 찾은 것이라면 더 큰 함의를 가질 수 있다.
미정부와 정보당국도 북한 고위 인사의 방중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소식통은 "미국 측이 허들을 높인데 대해 북한 측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 측이 방중 상황에 대해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백악관 측은 이날 발표 지연 상황에 대해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고대하고 있다"며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장소와 날짜를 곧 발표하기를 희망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으며 말을 아꼈다.
워싱턴 조야 일각에서는 자칫 차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켄 가우스 미 해군연구소(CNA) 박사는 연합뉴스에 "김정은은 약해 보이는 채로 협상 테이블에 나오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워싱턴이 최대 압박 등에 대한 레토릭(수사)을 완화하지 않는다면 자칫 비핵화 협상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성공한 회담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아'와 회담 실패 시 군사옵션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존 볼턴파 사이에 충돌이 있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며 "행정부가 거의 하루 단위로 널뛰기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YNAPHOTO path='C0A8CA3C00000162D796F6F200077ABD_P2.jpeg' id='PCM20180418001303044' title='중국 시진핑, 평양방문 예정(PG)' caption='[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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