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지키는 스위스 근위병, 이제 플라스틱 헬멧 쓴다
무거운 금속 재질서 플라스틱으로 교체…새 근위병 32명 교황에 충성서약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교황을 지키는 스위스 근위병의 헬멧이 무거운 금속에서 가뿐한 플라스틱으로 교체된다.
크리스토프 그라프 스위스 근위대장은 스위스 근위병이 쓰는 헬멧의 재질을 현행 금속에서 3D 프린터를 활용한 플라스틱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플라스틱 헬멧은 무게가 기존 금속 헬멧보다 훨씬 가벼워 근위병들이 좀 더 편하게 착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작비도 기존의 절반에 해당하는 개당 880 유로(약 113만원)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타조 깃털로 장식될 새로운 헬멧에는 스위스 근위대의 창설자인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문장도 새겨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 플라스틱 헬멧은 이미 40개가량 만들어졌으나, 개인적인 후원자가 등장해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해질 때까지는 본격적인 제작은 보류된다고 스위스 근위대측은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는 새롭게 합류한 스위스 근위병 32명이 교황에 대한 충성 서약식을 치렀다.
이들은 "충실하고, 충성스럽고, 명예롭게 프란치스코 교황과 그의 적법한 계승자를 섬길 것을 맹세한다"며 "내 모든 힘을 다해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고, 필요할 경우 목숨까지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고 약속했다.
스위스 근위대의 역사는 교황 율리우스 2세가 교황청 경비를 맡을 군인 200명을 지원해달라고 스위스 티치노 주에 요청한 1505년 6월 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입 근위대는 1527년 '로마 약탈' 때 신성로마제국 카를 5세 황제의 군대에 맞서 교황 클레멘스 7세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웠던 바티칸의 근위대 147명이 전멸한 날을 기념해 매년 5월 6일 충성 서약을 한다. 교황청은 1527년 바티칸 근위대의 전멸 이후 스위스 용병들만을 근위대로 고용하고 있다.
스위스 근위병이 되려면 19∼30세의 미혼의 스위스 국민으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여야 하며, 키는 174cm를 넘어야 한다. 근위병으로 뽑힌 사람들은 2년의 의무 복무 기간을 채워야 한다.
스위스 근위대는 현재 약 110명인 근위병 수를 향후 135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