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잘하는 예쁜 언니 두아 리파, 여심도 훔치다(종합)
첫 단독 한국 콘서트, 관객 80%가 여성팬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영국 여성들의 '워너비'로 떠오른 두아 리파(Dua Lipa·23)가 한국의 여심도 사로잡았다.
리파는 6일 오후 8시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콘서트를 열고 80분간 뜨거운 무대를 선사했다.
그는 2017년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로 내한할 때와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불과 8개월 전 긴 머리에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겼지만 이제 귀밑으로 바투 자른 단발머리가 장난스러워 보였다.
그는 콘서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월드투어를 할 때 머리 손질을 직접 하는 게 힘들어서 잘랐다. 감고 툭툭 털어 말리기만 하면 되니까 편하더라"며 "잘 어울려서 당분간 이 스타일을 고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솔직한 매력은 한국에서도 통했다. 관객 2천 명 중 80%가 여성이었다. 팬들은 '아이 두아 유'(I DUA YOU)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열광했다. '두아'는 알바니아어로 '사랑'이라는 뜻이다. 알바니아계 부모 밑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자란 두아는 11살 때 코소보로 돌아갔지만 15살에 홀로 런던행 비행기를 탔다. 가수가 되고 싶어서였다. 2015년 데뷔한 뒤 단숨에 BBC '사운드 오브 2016'에 이름을 올렸으며, 국내에도 탄탄한 팬덤을 갖췄다.
공연은 그의 히트곡으로 꽉 채워졌다. '블로우 유어 마인드'(Blow your mind), '하터 댄 헬'(Hotter than hell) 등 빠른 템포 곡에선 에너지 넘치는 춤을, '뉴 러브'(New Love)처럼 감성적인 곡에선 호소력 있는 보컬을 보여줬다.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과 함께 만든 '홈식'(Homesick)과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을 장식한 세계적 DJ 마틴 개릭스와 협업한 '스케어드 투 비 론리'(Scared to be lonely)도 들려줬으며, 말미에는 태극기를 펼쳐 팬들을 기쁘게 했다.
분위기는 'IDGAF'(I Don't Give A Fxxk·신경 쓰지 않는다) 순서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팬들은 바람 핀 전 연인에게 '난 네가 필요 없다'고 당당하게 선언하는 노랫말에 맞춰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퍼포먼스를 따라 했다.
리파는 취재진에게 자신이 직접 쓴 다채로운 음악을 '다크 팝'(Dark Pop)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경쾌하고 춤출 수 있는 곡이 많아졌지만 가사를 들어보면 아주 슬프고 어두운 면이 많다. 단출한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부르면 매우 슬픈 노래라는 걸 알게 되실 것"이라며 "제가 음악을 하는 한 '다크 팝'이라는 용어는 계속 쓸 것 같다"고 말했다.
리파는 지난해 UK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뉴 룰스'(New Rules)로 공연 대미를 장식했다. 여성 뮤지션이 1위를 차지한 건 아델의 '헬로'(Hello) 이후 2년 만이었고, 브릿어워즈는 그에게 '여성 솔로 아티스트상'와 '최우수 신인상'을 안기며 스타 탄생을 축하했다.
그는 "여러분 덕분에 꿈을 이뤄 노래할 수 있었고 한국에도 또 올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또 만나자"며 다음을 기약했다.
한편, 리파는 오는 2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BBMA) 축하 무대에 방탄소년단, 카밀라 카베요, 션 멘데스 등과 함께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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