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서 한식 배운다"…한식, 伊학교서 첫 정규교과 채택
로마국립호텔조리고교,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과 MOU 체결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한식 조리법이 이탈리아 학교에서 최초로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됐다.
로마국립호텔조리고등학교 '펠레그리노 아르투시'는 지난 달부터 한식 강좌를 개설, 4∼5학년 재학생을 상대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근대 이탈리아 요리법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탈리아 유명 요리 저술가의 이름을 따 1980년대 후반 설립된 이곳은 4개의 캠퍼스에 학생 1천500명이 재학 중인 로마 최대의 요리 전문학교다.
이 학교의 피에로 코만데 교장은 미래의 요리사들에게 한식 요리와 새로운 식문화를 접할 기회를 주기 위해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의 제안으로 한식 강좌를 정식 수업 과정으로 개설했다.
이탈리아 학교에서 한식이 단발성 강좌가 아닌 한 학기 동안 지속되는 정규 프로그램으로 개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만데 교장은 4일 오후(현지시간) 로마의 교정에서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과 한식 강좌 개설과 향후 협력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이번 한식 수업으로 학생들이 한식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뜨고, 이탈리아 요리 자체를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식은 이탈리아에서 아직 크게 대중화되지는 않았으나 다채로운 색과 맛, 향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흥미롭게 다가온다"며 앞으로도 한국문화원과 협력해 다양한 한식 프로그램을 교육 과정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명 문화원장은 "미래의 요리 부문 종사자들에게 체계적으로 한식과 한식 조리법을 알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이번 수업을 계기로 이탈리아 내 한식에 대한 인식과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로마호텔조리고교의 한식 강좌에서는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서 한식강좌 강사로 활동 중인 진찬호(전주대 한식조리학과 3학년) 씨가 강사로 나서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전통 발효장을 소스로 활용한 한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게 된다.
학생들은 한식의 역사와 기본재료 등에 대한 이론 수업과 함께 삼색전, 갈비찜과 떡갈비, 삼계탕, 된장찌개를 곁들인 보쌈과 김치, 비빔밥, 약과 등의 조리법을 배운다. 내달 말 강좌가 마무리된 후에는 수강생들을 상대로 한 한식 요리 경연대회도 열린다.
한편, 한식은 2015년 밀라노 엑스포를 계기로 점차 이탈리아 사회에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016년 로마에서 문을 연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이 개설한 상설 한식강좌에도 갈수록 수강생들이 몰리며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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