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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희망 품은 3천200㎞ 여정…중미 이민자 70명 마지막 美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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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희망 품은 3천200㎞ 여정…중미 이민자 70명 마지막 美입국
'캐러밴' 최종그룹 국경검문소 진입…1천명 중 228명 미국 땅 밟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엄포에도 미국 망명을 바라며 3천200㎞ 넘게 달려온 중미 이주자 행렬 중 마지막 그룹이 미국에 입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출신 어린이와 남녀 성인 70명은 이날 오전 미 국경검문소에 마침내 발을 디뎠다.
이민자 엄마들은 한 손에는 자녀의 곰 인형을 들고, 한 손은 자녀의 손을 잡고 긴 통로를 일렬로 걸었다.
일행 중 이르마 리베라(31)는 아들을 안고 껑충거리는 딸을 앞세운 채 걸었다.
4살배기 아들이 "장벽이 어디 있나요. 트럼프 장벽에 올라가고 싶어요"라고 묻자 리베라는 웃으면서도 눈물을 글썽였다.
그녀의 마음속엔 오래전 소식이 끊겼지만, 텍사스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오빠를 만나 새 삶을 시작하고 싶은 실낱같은 희망만이 자리 잡고 있다.
농부였던 그녀의 남편은 작년 말 엘살바도르에서 자신의 땅을 강탈하려는 다른 농부들에게 강력히 항의하는 과정에 살해됐다.
올해 '캐러밴'에 합류한 중미 이민자 228명은 지난 한 달여 동안 멕시코를 남에서 북으로 가로지른 끝에 지난 주말부터 미국 땅을 밟았다.
캐러밴은 가난이나 범죄 조직의 폭력 등을 피해 고향을 등지고 미국 망명에 나선 이들을 지칭한다. 해마다 부활절 전후로 무리를 지어 대규모로 이동한다.
올해는 약 1천 명이 출발했다. 중간에 이탈자가 있었지만 약 400명이 미국 샌디에이고와 접한 멕시코 티후아나 국경에 도착했다.
그러나 228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결국 추방으로 끝날지도 모를 길고도 복잡한 망명 절차를 포기한 채 당분간 멕시코에 머물기로 했다.
캐러밴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례 없이 강경한 이민정책을 펼치면서 올해 유독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의회에서 국경장벽 예산 배정이 마음대로 되지 않자 멕시코가 캐러밴을 막지 않을 경우 남부 국경 지역의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폐기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국경 지역에 주 방위군을 파견하는 포고령에 서명하고, 미 국토안보부에 이들이 국경을 넘지 못하도록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우리의 남부 국경이 포위됐다"고 쓰는 등 전례 없이 강도 높은 국경 경비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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