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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사, 인정받은 세계유산 가치와 향후 과제는

불교 전통 이어온 종합 승원…7개 사찰 모두 등재 도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되는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이하 '한국의 산사')은 오랫동안 신앙·수도·생활의 기능을 유지한 종합 승원이다.
한국의 산사는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보은 법주사, 해남 대흥사, 안동 봉정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의 전국 7개 사찰을 아우른다.
한국의 산사 등재를 추진한 정부와 조계종은 세계유산 등재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로 7세기 이후 한국 불교 전통을 현재까지 이어오는 종합 승원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또 문화재보호법으로 인해 건축물과 지형이 잘 보존됐고, 종교시설로서 성스러운 분위기와 느낌을 간직하며, 각종 불교미술품을 통해 시대적 층위와 특징을 보유한 유산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정병삼 숙명여대 교수는 "산사는 유구한 역사성을 지닌 문화재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자연 친화적 입지와 경관을 자랑한다"면서 "1천500여 년간 지속한 산사 특성은 오늘날에도 계승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유산 운영지침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평가하는 10가지 기준을 제시하는데, 이 가운데 6가지를 문화유산에 적용한다.
한국의 산사는 운영지침 중 세 번째인 '현존하거나 이미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독보적 또는 적어도 특출한 증거일 것'을 충족해 등재 권고를 받았다.
다만 세계문화유산 후보지를 사전 심사하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심사 과정에서 마곡사, 선암사, 봉정사는 다른 사찰과 비교해 역사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고, 봉정사는 종합 승원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작다는 이유를 들어 권고 대상에서 제외했다.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6월 24일 바레인에서 개막하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되는데, 치밀한 준비와 외교력이 뒷받침되면 7개 사찰을 모두 등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도 지난해 '무나카타·오키노시마와 관련 유산군' 등재 과정에서 이코모스로부터 8곳 중 4곳만 등재 권고를 받았으나, 본선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8곳을 등재했다.



문화재청은 3개 사찰이 전체 유산에 기여하는 부분과 역사적 중요성을 설명하고, 세계유산위원회 정보회의에 참석해 위원국 지지 교섭을 벌일 방침이다.
실제로 마곡사는 자장율사(590∼658) 혹은 보조선사 체칭(804∼880)이 창건했다고 전하고, 선암사도 529년 또는 875년에 지었다는 기록이 있다. 봉정사도 672년에 신라 고승인 능인대사가 세웠다고 알려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등재 권고에서 제외된 사찰은 충분한 역사성이 있다고 본다"며 "봉정사가 지적받은 사찰 규모는 종합 승원으로서의 가치와는 관계가 없으므로 등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산사가 등재되면 한국은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재 이후 3년 만에 13번째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2016년과 2017년 등재를 추진했던 '한국의 서원'과 '한양도성'은 이코모스 평가가 좋지 않아 문화재청이 신청을 철회한 바 있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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