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경수 소환조사…'댓글조작' 의혹 전반 확인(종합2보)
참고인 신분…댓글조작·인사청탁·보좌관 금품수수 관련 의혹
김경수 "댓글조작 몰랐다…특검보다 더한 조사도 응할 것"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이효석 기자 = '드루킹' 김모(49, 구속기소)씨 일당의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드루킹과 연루를 의심받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을 4일 소환조사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김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댓글 여론조작 관여 여부, 드루킹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받은 과정 등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 전반에 관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오전 9시 52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에 도착한 김 의원은 취재진에 "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당당하게, 한 점 의혹 없도록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동안 여러 차례 신속히 수사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 다소 늦긴 했지만, 오늘이라도 조사가 이뤄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필요하다면 특검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조사에도 당당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드루킹이 부탁한 이들을 청와대에 추천한 이유를 묻자 "그 부분은 이미 여러 차례 밝혔고, 오늘 조사 과정에서도 다시 한 번 충분히 밝히겠다"고 답했다. 댓글조작을 알았는지를 두고는 "이미 아니라고 여러 번 말했다"고 했다.
'드루킹에게 특별히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고 했는데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는 말에는 "그렇게 말씀드린 적은 없고, 그와 관련해서도 몇 차례 밝히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해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번 사건 특검을 요구하는 자유한국당에 대해 "심각한 청년 일자리 해결을 위한 추경예산안을 팽개치고, 남북한 정상이 어렵게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마저 거부한 채 무조건 노숙농성하는 것은 국민에게 참으로 염치없는 일"이라며 "국민을 위해 역할과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전날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6·13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경찰은 오전 조사에서는 김 의원이 드루킹을 알게 된 시기와 이후 관계, 드루킹이 운영한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과 댓글 활동 등을 김 의원이 어떤 수준으로 알고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김 의원은 변호인 2명이 입회한 가운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수사관 질문에 직접 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에는 드루킹 일당이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로 댓글 여론을 조작한다는 사실을 김 의원이 알았거나 방조·묵인했는지, 그와 같은 활동을 직·간접으로 지시 또는 요청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두 사람이 작년 19대 대선 전부터 언론보도 인터넷 주소(URL)를 주고받았고,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명시적으로 '홍보'를 요청한 사실도 확인된 만큼 이들의 관계가 언제부터 어떤 식으로 이어졌는지도 규명이 필요한 사안이다.
경찰은 드루킹이 작년 대선 후 경공모 회원 도모 변호사를 김 의원에게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하고, 김 의원이 이를 청와대에 전달한 과정과 이후 상황 등도 김 의원을 상대로 확인 중이다.
이 과정에서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 3월 도 변호사를 직접 만나기도 했으나 추천은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은 김 의원 조사 내용을 분석한 뒤 백 비서관 조사가 추가로 필요한지도 검토할 방침이다.
김 의원 보좌관 한모씨가 작년 9월 드루킹 측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일이 김 의원과 관련됐는지도 이날 조사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드루킹은 오사카 총영사 추천이 무산되자 올 3월 김 의원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면서 한씨와 돈 거래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경찰은 이들의 금전 거래가 김 의원에 대한 드루킹의 인사청탁과 관계가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 김 의원을 조사하는 동시에 드루킹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보좌관 한씨와 그에게 돈을 건넨 드루킹 측근 김모(49, 필명 '성원')씨를 불러 대질조사하면서 500만원 수수 경위와 방법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아침부터 서울경찰청 앞에서는 댓글조작 사건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보수단체와 김 의원을 응원하는 지지자들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보수단체 '대한민국애국순찰팀'은 '댓글공작소 특검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내걸고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김 의원 지지자 모임 '미소천사 김경수'는 '김경수는 부러지지 않는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김 의원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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