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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도 봄 올까…"IS소탕 후 선거철에 종파갈등 완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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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도 봄 올까…"IS소탕 후 선거철에 종파갈등 완화 조짐"
수니파가 시아파 총선후보로도…"종파갈등에 지친 민심 반영"
"정상적으로 살려면 단합이 필요"…농촌 등지에선 갈등 여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이슬람 시아-수니파 간 대립으로 10년 넘게 홍역을 앓고 있는 이라크에서 이달 총선을 앞두고 종파 갈등이 조금씩 잦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는 곳으로 이라크 서부 도시 팔루자를 소개했다.
팔루자는 한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해 시아파 주민들에 대한 갖은 만행을 저지른 곳이다.
도시 곳곳에 걸린 선거 포스터에서는 시아파 연정체의 파트너로 수니파 후보가 나선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WSJ는 이 같은 풍경이 불과 수년 전만하더라도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수니파 정치인 모하메드 야신이 대표적 예다. 실제로 그는 이번 총선에서 시아파와 손잡고 후보로 나섰다.
야신은 "이라크인은 이제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파 갈등으로 참혹한 시련을 겪은 이라크가 이제는 분열을 딛고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수니파는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이집트, 예멘, 레바논,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 남아시아 대부분 국가에서 다수 종파다. 반면, 시아파는 이란과 이라크 등에서만 다수 종파다.
이런 상황 속에 이라크는 2003년 미국 침공으로 소수 수니파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심각한 정정 불안에 시달렸다.
후세인 정권 퇴출 뒤 다수인 시아파를 등에 업은 정권이 수립되면서 소외당한 수니파는 반정부 세력이 돼 집권 세력과 갈등을 빚었다.
수니파 일부 세력은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중심으로 뭉치기도 했다. 이런 종파적 갈등은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IS가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배양토가 됐다.
팔루자처럼 종파갈등이 심각한 도시에서 화해 분위기가 싹트는 까닭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WSJ는 이라크인들이 IS의 혹독한 '치세'를 겪으면서 종파갈등보다 생존과 화합이 더 중요하다는 쪽으로 사고방식이 크게 바뀌었다고 전했다.
팔루자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무함마드 사우드는 "우리는 정말 지쳤다"며 "우리가 정상적인 생활만 할 수 있다면 누가 우리를 다스리던지 상관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WSJ는 이라크 정치인들이 이 같은 민심을 읽고 이번 총선에서 '단결'을 강조하고 나섰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수니파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실용 노선을 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시아파 정치인도 과거와 달리 이번 총선에서는 '수니파의 위협'을 정략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만 연안 수니파 국가들도 이라크 중도 시아파와의 협력을 시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WSJ의 낙관적인 보도와 달리 해묵은 이라크 종파갈등이 하루아침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바그다드 북쪽 농촌 소도시 야트리브의 분위기를 소개하며 종파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와는 전혀 다른 시각인 셈이다.
FT는 당시 기사에서 "현지 관리들은 수니파와 시아파 지역 사이에 있는 도로와 용수로를 나누는 계획을 세우는 것은 물론 행정업무도 분리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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